[현장르포] “거의 자리만 지키다 들어가는 처지입니다"... 썰렁한 지역상권의 주말
[현장르포] “거의 자리만 지키다 들어가는 처지입니다"... 썰렁한 지역상권의 주말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1.05.04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 제천 중앙동에 있는 문화의 거리. 주말인데도 사람이 거의 없어 썰렁한 분위기다. [박성준 기자]
충북 제천 중앙동에 있는 문화의 거리. 주말인데도 사람이 거의 없어 썰렁한 분위기다. [박성준 기자]

“평일에는 거의 그냥 앉아 있다 들어가는 거죠.”

2일 오후 1시 충북 제천시 중앙동 문화의 거리. 주말임에도 일부 상가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3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한미영 씨(28)는 한숨을 내쉬며 매장을 청소하고 있었다. 그는 “손님이 끊임없이 들어와야 남는 게 있는데 이런 상황이면 임대료도 내기 힘들다”며 “마음이 불안해 앉아 있기도 힘들어서 청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유동인구가 늘어나지 않아 상인들이 피해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정부는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오후 10시 영업제한 등을 오는 23일까지 3주 동안 연장한다고 발표하면서 상인들의 경제난은 심화되고 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홍수영 씨(41)는 “근처에서 같이 장사하던 친한 언니가 폐업했다”며 “나도 얼마 가지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바로 옆 식당 주인도 “이렇게 계속 가면 더 못 버틴다”며 “백신으로 코로나 상황을 빨리 끝내거나 자영업자들을 도와주거나 뭔가 대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폐업한 한 상가. 문 닫은 지 오래된 듯 임대문의 안내판마저 제대로 붙어 있지 않았다. [박성준 기자]
폐업한 한 상가. 문 닫은 지 오래된 듯 임대문의 안내판마저 제대로 붙어 있지 않았다. [박성준 기자]

실제로 거리에는 폐업한 상가들이 눈에 띄었다. 일부 상가는 ‘점포임대’라는 안내문이 삐뚤게 붙어 있었다. 지나가던 한 시민은 “제가 문화의 거리에 자주 오는데 (이곳 상가) 폐업한지 오래 됐다”고 전했다.

문 닫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가도 있었다. 유리로 된 상가 내부에는 아직 구조물들이 그대로 설치돼 있었다.

인근 시장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제천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제천중앙시장 상인들도 하나같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2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박모 씨(71)는 체념한 표정으로 노래를 흥얼거리며 양파껍질을 까고 있었다.

“이것 좀 보고가세요.” 최 씨가 지나가던 한 손님을 붙잡았다. 관심을 보인 손님은 대파 한 단을 사갔다.

그는 “새벽에 나와 지금까지 5번째 손님”이라며 “이렇게 팔면 남는 게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찾은 제천중앙시장의 모습. 이곳의 한 상인은 "손님이 없으니 일을 하는 건지 그냥 앉아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이날 찾은 제천중앙시장의 모습. 이곳의 한 상인은 "손님이 없으니 일을 하는 건지 그냥 앉아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최 씨를 지켜보던 인근의 한 상인(51)은 “서울에는 사람 많다는데 우리는 서울보다 코로나 감염자도 적은데 왜 이렇게 손님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말에도 사람이 이렇게 사람이 없는데 평일은 이것보다 더 썰렁하다”고 전했다.

대부분 상인들이 단골손님들 위주로 장사를 하고 있다. 오전, 오후로 소독을 하고 상인들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는 등 방역관리에 노력하지만, 시장을 찾는 시민들은 예전 같지 않았다.

시내에서 프랜차이즈 분식집을 운영하다 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석진 씨(38)는 “매출은 코로나 전과 비교해 절반도 되지 않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단체주문이 매출에 큰 도움이 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임이 금지된 이후 단체주문이 들어온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 상황을 언제까지 지역 소상공인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