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월드 프리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1.05.0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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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로 입원해 치료받고 있는 환자. [사진 출처=연합뉴스]

과학 관련 뉴스와 소재들을 다루는 ‘사이언스뉴스(sciencenews.org)’는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다음은 관련 내용이다.

현재 과학자들은, 1년 이상을, 코로나19를 일으키는 기이한 바이러스가 인체 뿐만 아니라 뇌에까지 피해를 입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일부 감염자들은 후각(嗅覺) 상실이라는 주목할 만한 증상을 나타냈다. 그리고 뇌와 관련된 또 다른 증상들이 뒤를 이었다. 즉, 두통, 착란, 환각, 섬망(譫妄) 같은 증세를 보인 것이다. 또, 일부 감염자들은 우울감과 불안, 불면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혈관에서 피가 밖으로 새는 현상과 염증반응도 어떤 식으로든 이들 증상들과 관련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바이러스와 관련해 많은 기본적 의문들이 해명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1억4500만 명 이상을 감염시키고 있다. 연구자들은 지금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정신·신경적인 문제들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지, 가장 위급한 환자들은 누구인지, 이런 증상들이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대해 연구 중이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SARS-CoV-2)’라 불리는 팬데믹 유발 바이러스가 어떤 식으로 효과를 발휘하는지에 대한 세부사항들은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우리는 아직도 이 바이러스가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규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의 신경학자인 엘리스 싱어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어쩌면 해답은 여러 가지로 나올 수 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차례차례 규명해나가기 위해서는 몇 년은 걸릴 겁니다.”

숫자 파악

현재 일부 과학자들은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코로나19에 걸린 후 이들 뇌 관련 문제들을 호소하고 있는지를 포함해서 기초적인 사항들에 집중하고 있다.

전자 건강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s)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연구 결과는 놀라운 답을 보여주었다. 감염 후 6개월 이내에 3명 중 1명이 정신적이거나 신경적인 질환 진단 결과를 받은 것이다. 지난 4월 6일 ‘랜싯 정신의학회지’에 실린 이 같은 결과는 236,000명이 넘는 코로나19 생존자들의 건강 기록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자들은 진단된 14가지 정신질환들을 꼽았다. 즉, 해당 환자들이 코로나19 감염 후 6개월 이내에 불안이나 우울감 같은 정신 질환부터 뇌졸중이나 뇌출혈 같은 신경 질환들을 경험한 것이다.

“수치가 그 정도까지 높을 줄을 몰랐습니다.”

연구 결과의 공동저자인,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맥심 타퀘트는 이렇게 말했다. 

“3명 중 1명이라는 수치는 정말 엄청난 결과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 그 자체가 이들 질병들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이들 증상들의 대다수는 불안과 우울감이었다. 하지만 이는 이미 보통 사람들 사이에 만연되어있는 증상들이라고,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정신과 의사 조나단 로저스는 말한다. 게다가 불안과 우울증은 코로나19 환자들에게서만이 아니라 팬데믹을 통과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정신 건강 관련 질환들은 시급히 해결되어야할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라고, 뉴욕시 마운트 시나이 소재 아이칸 의과대학의 알리슨 나비스 박사는 강조한다. 

“하지만 이 질환들은 뇌졸중이나 치매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녀는 이렇게 밝혔다.

맥심 타퀘트와 동료들은 코로나19 환자 50명 중 1명이 뇌졸중 증세를 보였음을 밝혀냈다. 그러나 뇌졸중은 섬망이나 다른 정신 상태의 변화를 동반한 심각한 증세를 겪은 환자들 사이에서 11명 중 1명꼴로 발병률이 훨씬 높았다.

타퀘트의 연구 결과는 경종을 울려준다. 임상에 임하는 의사들이 종종 성급하게 입력하는 진단 코드들(diagnosis codes)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진단들을 항상 믿어서는 안 된다. 이 연구 결과는 관련성을 보여주기는 해도 코로나19가 이 질환들을 직접 일으킨다고 결론내릴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결과는 코로나19가 뇌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암시하고 있다.

냄새를 맡지 못하는 코로나19의 증세가 뇌손상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냄새를 맡지 못하는 코로나19의 증세가 뇌손상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혈관 조사

팬데믹 초기에 발견된 후각 상실 보고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신경세포들을 직접 공격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아마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SARS-CoV-2)’는 코를 통해 들어온 냄새를 뇌에 직접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후각신경을 따라 올라가서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닐까 의심이 되기도 한다.

위와 같은 끔찍한 시나리오는 자주 발생하는 것 같지는 않다. 메릴랜드 주 베세즈다 시 소재 ‘국립보건원’에서 중추신경계 감염을 연구하는 신경학자 아빈드라 나스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들을 통해 뇌에서 많은 바이러스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말한다. 나스와 동료들은 코로나19 환자들의 뇌에서 바이러스의 징후를 발견하기를 희망하지만,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저는 우리 팀에게 다시 찾아보자고 계속 독려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직접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은 이 바이러스가 다른 방식으로 뇌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혈관을 의심해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스와 동료들은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의 뇌를 부검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MRI 기계를 이용해 뇌혈관들을 스캐닝해보았다. 이 특수한 MRI 장비는 자기장이 너무 강력해 보통의 환자들에게는 활용되지 않고, 사체 검시해만 사용된다.

“우리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혈관들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 결과 수많은 혈관 손상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지난 2월 4일 학회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 발표했다. 작은 혈전(血栓)들이 혈관 내에 자리 잡고 있었다. 또, 어떤 혈관들은 혈관벽들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고 염증반응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리고 뇌혈관 밖으로 피가 새나가면서 주변 뇌조직들을 적시고 있었다.

“세 가지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스는 이렇게 밝혔다.

이 같은 결과들은 혈전과 염증을 보이는 혈관벽, 그리고 뇌혈관으로부터의 혈액 누출 현상 모두가 코로나19 관련 뇌손상과 연관이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뇌혈관벽은 혈액이나 다른 해로운 물질들이 뇌로 흘러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가지 알 수 없는 이유들 때문에, 이렇게 손상된 혈관들이 증상들이나 결과들과 어떤 식으로 연관을 맺고 있는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나스의 연구에 동원된 시신들(부검 대상들)과 관련해서 적용하기에 충분한 임상 정보가 없는 것이다. 이들 중 일부는 코로나19가 아닌 원인으로 사망했을 수도 있고, 그들이 사망하지 않았다면 바이러스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쳤을 지를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인체의 염증과 뇌

인체의 염증반응도 뇌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뉴욕의 콜롬비아 대학 정신과 의사 모라 볼드리니 박사는 말한다. 상해를 입은 후 발생하는 염증 신호는 신경전달물질이라고 불리는, 화학신호분자들을 뇌가 생성하고 활용하는 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신경전달물질은 신경세포 간의 소통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세라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같은 핵심 소통 분자들은 많은 염증이 발생하면 서로 뒤죽박죽이 되어버릴 수 있다.

예를 들면 외상성 뇌손상을 입은 사람들은 신경 메시지들의 전달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 연구자들은 뇌손상을 입은 미식축구 선수들이나 다른 환자들에서 염증반응과 정신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낸 바가 있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의 정신과 의사 에밀리 트로여 박사는, 우울증 환자들에게서 비슷한 증거들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일부 우울증 환자들이 높은 염증반응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하지만 트로여 박사는 ‘코로나19의 경에도 그럴지도 확신할 수 없다’고 주의 깊게 말한다.

“우리는 코로나19가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염증반응은 특히 우울증 같은 경우에 신경전달물질을 파괴할 수 있다는 정도만 알 뿐입니다.”

뇌에서 염증 단백질을 발산하는 세포들 중에 ‘미세아교세포(microglia)’라는 것이 있다. 인체가 질병에 대항해 싸울 때의 면역조직과 같은 일을 뇌에서 하는 세포이다. ‘미세아교세포’는 뇌가 코로나19에 대항할 때 관여할 수도 있다. 엘리스 싱어 박사와 동료들은 2월 4일 학술지 ‘프리 뉴롤로지’에 184명의 코로나19 환자들 가운데 약 43% 환자들의 뇌에서 ‘미세아교세포’가 활성화되어있음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코로나19 환자들의 부검에서도 일련의 비슷한 결과들이 나왔다. 41개의 뇌 중 34개에서 ‘미세아교세포’가 활성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4월 15일 콜롬비아 대학 어빙 메디컬센터와 뉴욕 장로교병원 측의 연구진들이 ‘브레인’지에 발표했다.

이 같은 발견들만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SARS-CoV-2)’이 유달리 다른 바이러스들과 달리 인간의 뇌에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알리슨 나비스 박사는 말한다. 그녀는 마운트 시나이 소재 아이칸 의과대학에서 ‘코로나19 발현 후 클리닉’을 운용하면서 피로와 두통, 마비, 현기증을 호소하는 환자들과 대면하고 있다. 이는 다른 바이러스들에서도 똑같이 발생하는 증상들이다.

“이 같은 현상이 코로나19에서만 독특하게 나타난다고 말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하나의 특정 질환에 감염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관찰하는 데 익숙하지 않고, 바이러스 감염이 무엇을 나타내는지에 대해서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지금과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뇌에 손상을 미치는 모든 통로를 규명하거나, 그 손상이 해당 환자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란 불가능하다. 여론조사를 보면 우울감과 불안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울증과 불안은 스트레스가 심한 확진 판정자나 격리조치 중인 사람들 사이에서 더욱 날카롭게 발현될 수 있다.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자체만으로도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3년 연구 결과를 보면 호흡기 질환 등의 중증 질환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해있는 환자들 821명 중 606명(74%)이 섬망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19로 심각하게 앓고 난 환자들의 약 1/3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을 보였다.

코로나19 치료와 관련된 특별한 측면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엎드린 자세로 장기간을 보낸 코로나19 환자는 바이러스가 신경을 공격했기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수그린 자세가 신경을 압박했기 때문에 지속적인 신경통에 시달릴 수 있다. 그리고 환자들은 바이러스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진통제나 프로포폴이 부족해서 온전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더 후유증이 큰 진정제 등을 대신해서 처방받음으로써 정신적인 문제가 야기됐을 수도 있다고,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정신과 의사 조나단 로저스는 말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누가 가장 심한 타격을 입는지, 그리고 그 영향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의 장기적인 문제에 답을 구하는 일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그리고 가까운 시일 내에는 그 답을 못 얻을 수도 있다. 봉쇄조치에 따른 다양한 고통 사례들과 코로나19 증상을 설명하는 데 환자나 의사 모두 사용하는 부정확한 표현들(예를 들면, ‘뿌연 안개 같은 뇌’라는 비 의학적 표현), 그리고 이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 간접적 결과들 모두가 악마와 같은 혼돈 상황을 연출하면서 사람들의 뇌에 모두 뭉뚱그려 합쳐지고 있다.

현재 의사들은 뇌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신비한 현상의 와중에도 치료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 바이러스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보다 넓고 장기적인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 밝혀낸 정보들은 인류가 전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렇지만 에밀리 트로여 박사 말처럼 이는 불행히도 이는 금방 끝날 과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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