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인사이드] 기이한 가축 사체 훼손 사건들의 진실은?
[월드 인사이드] 기이한 가축 사체 훼손 사건들의 진실은?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1.05.02 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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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포식자 아니면 UFO? 수세기 동안 이어져온 신비한 가축 사체 훼손 사건의 진상
가축 사체 훼손사건 미스터리 [출처=히스토리]

가축들의 훼손된 사체를 발견하고 목장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소들의 귀, 눈, 젖통, 항문, 성기, 혓바닥 등이 무슨 날카로운 도구에 잘린 듯 잘려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사체들에서는 피가 모두 빠져나가버렸다. 현장 주변에서는 어떤 발자국이나 포식 동물들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1975년 4월부터 10월 사이 콜로라도 주 한 곳에서만 거의 200건에 달하는 소들의 사체 훼손 사건이 보고되었다. 그러자 이 사건들은 단순한 가십거리를 넘어서서 전국적인 문제로 비화되었다. 같은 해 콜로라도 AP뉴스는 이를 최고의 사건으로 꼽기도 했다. 당시 콜로라도 주 상원의원이었던 플로이드 하스켈은 FBI의 개입을 촉구했다.

비슷한 사건들이 1970년대 미국의 핵심 지대에서 계속 발생하고, 1979년에는 수천 건의 사체 훼손 사건이 발생해, 목장주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손해가 발생하자 마침내 FBI가 뉴멕시코 주 인디언 거주 지역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FBI의 개입까지 초래한 데에는 과학에 정통한 뉴멕시코 주 상원의원 해리슨 슈미트가 소집한 이 사건 관련 심포지엄도 한몫했다. 해리슨 의원은 하버드 대학의 지질학 박사 출신 정치인으로 아폴로 17호 우주인으로 달을 밟기도 했었다.

하지만 FBI는 뭔가 기이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내놓았다. 1980년 1월 15일 FBI는 조사를 마무리하면서, “보고된 어떤 사건들에서도 일반적인 포식자에 의한 사체 훼손 이상의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당연히 해당 주역 주민들은 조사 결관에 반발했다.

“평생 소를 돌보며 살아왔습니다. 따라서 소들의 사체를 보면 그것이 코요테 짓인지 아니면 날카로운 도구에 의한 훼손인지를 분명히 할 수 있습니다.”

덴버 남쪽 시골에 위치한 엘버트 카운티의 조지 야넬 보안관은 1975년 가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탄 숭배 의식에서부터 UFO까지, 다양한 주장들

가축의 사체들이 기이하게 훼손된 신비한 사건들은 1970년대에만 일어난 것도 아니며, 미국에만 국한된 현상도 아니다. 양이나 말 같은 다른 가축들을 대상으로 한 비슷한 사체 훼손에 대한 보고들이 과거로는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발생했으며, 최근에는 2019년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1970년대 사건들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크게 나누면 가축 사체 훼손 사건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었다. 한 측은 이를 초자연적 현상으로 간주했으며, 다른 측은 신비를 가장한 정상적인 사체들로 보았다.

초자연적 현상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은 그 안에서 몇 가지 다른 견해들을 보였다. 법집행과 관련된 사람들은 해당 가축들이 특이한 종교 집단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주장했다. 1980년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은 알 수 없는 종교집단의 소행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아이오와 주의 형사사건 수사국은 사탄 숭배자들이 가축의 시신을 훼손하고 있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한편, 해당 목장 중심의 공동체들에서는 사체 훼손이 정체불명의 헬리콥터 목격담과 동시에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가장 심한 피해를 입은 일부 목장주들은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연방정부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그 안에는 생물무기 실험에 대한 음모론도 포함되어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에 대한 증오가 얼마나 극심했는지 네브래스카 주방위군은 헬리콥터 조종사들에게 일반적인 비행고도인 1000피트 상공보다 훨씬 높은 2000피트 상공을 순회하도록 지시하기까지 했다. 공포에 사로잡힌 주민들이 헬리콥터에 사격을 가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지상의 포식자들에 책임을 돌렸다. 유타 주 북동부 소재 스킨워커 목장의 목장주 테리 셔먼은 1996년 512에이커의 목장을 사들인 후 소 몇 마리의 목이 잘리는 훼손 현상을 경험했다. 이 목장에서 발생한 기이한 사건은 「스킨워커의 사냥 : 유타 주 궁벽한 목장의 기이한 사건 대 과학」이라는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스킨워커 목장의 훼손 사건들은 몇 건의 이상한 목격담과 궤를 같이했다. 첫째로, 목장주 셔먼은 총을 쏘아도 아랑곳하지 않는, 보통 늑대 3배 크기의 대형 늑대를 목격했었다. 다음으로, 한 연구원이 날카로운 노란 눈을 지닌 인간처럼 생긴 물체가 나무 뒤에서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모습을 목격한 사건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이 목장에서는 또 다른 몇몇 사건들도 발생했었다.

지금도 여러 사람들은 가축 사체 훼손 사건이 외계의 방문객들과 연관이 있다고 믿고 있다. 영화 제작자이자 과학 전문 기자이며, 스탠포드 대학 출신의 작가 린다 몰튼 하우는 1000건 이상의 가축 사체 훼손 사건들을 목격하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이상한 수확(A Strange Harvest)’을 제작해 1980년 에미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1989년 후속 작품으로 출간한 「외계의 수확 : 동물 사체 훼손과 외계 생명체에 의한 인간 납치의 연관성」이라는 책에서 수백 건의 관련 사건들을 조사해본 결과 최종적으로 외계인이 개입됐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가축 사체 훼손과 외계인의 연관성은 ‘레이디’라는 말의 사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정황으로 나타났다. 1967년 콜로라도 주 알라모사에 있는 한 목장에서 ‘레이디’가 피부가 벗겨지고, 뇌와 폐, 심장, 갑상선이 깔끔하게 제거된 채 죽어있는 것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하고 하루가 지나지 않아 이 지역 고등법원 판사인 찰스 베넷이 하늘에서 오렌지 색 빛을 내는 세 개의 고리를 목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삼각편대를 이룬 이 고리들은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러가 하면 보안관보 두 명도 공중에 떠있는 구형 오렌지 색 물체의 추적을 받았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회의적인 수의학계

일부 수의학 전문가들은 가축 사체 훼손에 대한 무미건조한 해석을 내놓았다. 그들은 야생의 청소부 동물들이 죽은 동물을 발견했을 경우 먼저 부드러운 조직부터 먹기 시작한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그 말이 맞다면 소들의 외부 기관들이 훼손된 사실과도 부합한다.

또, 사체에 혈액이 남아있지 않았던 점은 사반(死斑)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즉, 동물이 죽게 되면 심장이 멈추고, 혈액도 순환을 멈추면서 중력에 의해 피가 아래로 가라앉게 되어 사체의 일부 표면에서는 피가 사라져버린 현상을 일이키는 것이다.

1979년 아칸소 주 워싱턴 카운티의 보안관 사무실이 한 실험을 실시했다. 그들은 죽은 소를 야생에 48시간 방치해놓은 후 사체가 훼손된 동물들과 같은 현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박테리아에 의한 사체 팽창은 일부 목장에서 보고된 바와 같이 칼로 절개한 것처럼 사체의 피부를 갈라지도록 했다. 거기에다 구더기들과 검정파리들이 달려들어 사체의 기관들을 깨끗이 먹어치웠다.

가축 사체 훼손 주장은 경기침체에 따른 목축업계 근심의 표현일 수도?

농업 역사가 마이클 골먼은 70년대의 가축 사체 훼손 보고들은 소규모 목장주들이 경기침체에 따른 근심과 농업에 개입한 정부에 대한 분노의 표출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골먼에 따르면 기이한 가축들의 죽음에 대한 보고 건수는 해당 사건들이 발생하던 시기에 그 전년도나 이후 년도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에 대부분의 훼손 보고들은 목축업이 비틀거릴 때 발생했다.

1970년대 미국 정부는 식량이 부족한 국가들에 대량으로 곡물을 원조함으로써 미국 내의 소 사료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와 동시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의 소고기를 비롯한 육류 가격을 간헐적으로 동결하는 조치를 취했다. 결국 목장주들은 중간에 끼어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1975년 상원 농업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 목축연맹 총재는 미국의 축산업계가 200억 달러의 재고 가치 감소에다가 50억 달러의 운영손실을 입었다고 증언했다.

마이클 골먼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70년대에 보고된 가축 사체 훼손 주장들이 대부분 콜로라도와 뉴멕시코 주에서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이 지역들에는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타격을 받는 소규모 목장들이 많이 분포되어있다. 반면에 미국에서 소가 가장 많은 텍사스 주에서는 관련 사건들의 보고 건수가 현저하게 적었다.

골먼은, 사체 훼손 사건들이 지리적으로, 시간적으로 집중되어서 발생했던 점을 들어 초자연적 현상이라는 설명은 집단적 히스테리의 표출보다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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