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생계 위기 직면한 자영업자들 “대출받은 자금도 고갈...감염되기 전에 굶어 죽게 생겼습니다”
[현장르포] 생계 위기 직면한 자영업자들 “대출받은 자금도 고갈...감염되기 전에 굶어 죽게 생겼습니다”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1.04.2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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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종로신진시장의 모습. 이날 한 상인(45)은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성준 기자]
한산한 종로신진시장의 모습. 이날 한 상인(45)은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성준 기자]

“코로나고 뭐고 지금 당장 굶어 죽게 생겼습니다. 당장 먹고 살 수 있게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4년 전 부모님의 가게를 물려받아 종로 신진시장에서 생계를 이어오고 있는 김경아 씨(45)는 최근 대출비마저 다 떨어졌다.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가게이지만 생계비에 비해 매출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김 씨는 “살아날 희망이라도 있으면 버티겠는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너무 우울하다”며 “우울증으로 병원에 가고 싶은데 병원비 때문에 그마저도 참고 있다”고 토로했다.

25일 서울 종로에 있는 종로신진시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사람은 여전히 많지 않았다.

종로신진시장은 종로5가역과 동대문역 등 주요 역 근처에 있어 서울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 중 하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벌써 1년 넘게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상인들은 하나같이 생계를 걱정하고 있었다.

시장에서 닭강정을 판매하는 최지호 씨(51)는 “애들 학원비 못 내주는 게 너무 가슴 아프다”며 “코로나 이후로 용돈도 못 주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시장은 활기를 잃었다. [박성준 기자]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시장은 활기를 잃었다. [박성준 기자]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연일 깊어지고 있다 보니 방역수칙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게 나온다.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줘야 한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지금과 같이 일괄적인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일괄적인 영업제한이 아닌 업종별로 탄력적인 방역수칙을 적용하는 ‘서울형 상생방역’을 제시한데 대해서도 이곳 상인들과 시민들 사이에서는 거리두기 조정안을 반기면서도, 코로나19가 자칫 더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동시에 제기했다.

이날 만난 상인 대부분은 서울형 상생방역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시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41)는 “방역도 좋지만 최소한의 경제는 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최대한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방역 시스템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한강이나 백화점 같은 곳은 사람 엄청 많을 텐데 그런 건 단속 안 하고 우리 같은 업소만 피해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재확산을 우려했다. 30대 부부는 “조금만 버티면 코로나가 끝날 거라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확진자가 많아질까 무섭다”며 “아예 코로나를 완전히 잡고 거리두기를 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종로신진시장 입구. 날은 밝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박성준 기자]
종로신진시장 입구. 날씨은 맑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박성준 기자]

이번 '서울형 상생방역'에 식당과 카페는 연장 영업에 포함되지 않아 기존 10시 시간제한 운영이 유지되면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24시 카페를 운영하던 한주홍 씨(34)는 “연장되려면 같이 연장을 해야 하는데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힌편 국민 10명 가운데 5명이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휴업한 자영업자에게 그 일수만큼 보상해주는 ‘휴업 보상제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휴업 보상제 찬반 조사 결과, ‘찬성’이 53.6%, ‘반대’ 38.7%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7.7%였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에서 찬성 비율이 높았다. 특히 서울에서 응답자의 61.6%는 휴업 보상제에 ‘찬성한다’고 응답했고, 인천·경기(55.9%)와 광주·전라(51.5%)에서도 ‘찬성’이 절반이 넘었다.

반면, 대전·세종·충청(찬성 46.2% vs. 반대 47.7%)과 부산·울산·경남(48.3% vs. 46.2%), 대구·경북(49.9% vs. 45.4%)에서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해 모든 좌석은 붙어 앉을 수 없다. [박성준 기자]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해 모든 좌석에 이 같은 문구가 붙어 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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