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날 풀려도 사람이 없어요”…코로나19 속 강릉의 침울한 봄
[현장르포] “날 풀려도 사람이 없어요”…코로나19 속 강릉의 침울한 봄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1.04.05 12: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이 거의 없어 썰렁한 강릉 월화거리의 모습. [박성준 기자]

“평생 장사만 해온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강릉 관광지 및 시내 상인들의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

백신이 도입되면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 기대완 달리 확산세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분위기가 침체된 것이다.

상인들은 날이 풀리고 개화기가 다가오면서 관광지 특유의 호황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예상과 다르게 호황은 자취를 감췄다.

4일 오후 강릉 월화거리. 중앙시장과 이어지는 이곳은 밝은 경관에 산책하기에도 좋아 관광객들의 여행 코스 중 하나다.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도 많이 찾아 먹거리 장터, 기념품 상가, 카페 등 상권은 늘 북적였다. 그러나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이후 폐업 바람은 상권을 휩쓸었다.

길에서 솜사탕과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이문정 씨(47)는 “사람이 없지만 이거라도 안 할 수 없으니까 나와 있는 것”이라며 “수익이 별로 없으니 밥값도 아끼려고 요즘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찾은 시내의 한 상가. '임대문의'라는 문구를 걸어놓고 영업을 중단했다. [박성준 기자]

부산에서 주말을 맞아 여행을 왔다는 최기백 씨(29)는 “과거 블로그에서 봤을 때는 사람이 많았는데 실제로는 거의 없어서 당황했다”며 “바로 해수욕장 쪽으로 가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오후 1시가 넘은 거리에는 영업을 개시하지 않은 상가들이 여럿 보였다. 한 상가 앞에는 ‘코로나 때문에 잠시 영업을 중단한다’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주변에는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여진 빈 점포들과 폐업을 위해 전 품목 할인 판매를 하며 물건을 정리하는 가게들이 수두룩했다.

시장 쪽 남성의류 점포는 2개월째 공실 상태다. 인근 식당도 장사를 접은 지 오래된 듯한 빈 상가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바로 옆 식당 주인 박모 씨(59)는 “코로나 이후 주중, 주말할 것 없이 매출이 뚝 끊겼다”며 “문을 열어도 돈을 못 버니 장사를 접는 것”이라고 전했다.

택시기사 및 직장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았지만 그때도 잠시, 점심시간이 끝나자마자 거리는 다시 썰렁해졌다.

이날 찾은 강릉 시내는 사람 뿐만 아니라 차량도 거의 다니지 않았다. [박성준 기자]

7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문수지 씨(41)는 “코로나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벌써 1년이 넘었다”며 “정부에서 지원금 주는 거 2번 받고 지금 빛으로 살고 있다”라고 한탄했다.

인근 상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우려가 컸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오지민 씨(39)는 “거리두기가 최상으로 격상되면 정말 아예 매출이 거의 없어 빚이 계속 늘어나게 된다”며 “불안에 떠는 삶을 언제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상인들의 고통은 공실률 통계로 드러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릉시내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 8.9%에서 4분기 11.4%로 늘어났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코로나로 폐업하는 가게들이 늘어나면서 지역 곳곳에 빈 점포가 늘었지만, 임대 문의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바닷가 근처 건물에도 공실이 생길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