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인사이드] 미국내 아시아인을 향한 증오범죄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SNS 인플루언서들
[월드 인사이드] 미국내 아시아인을 향한 증오범죄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SNS 인플루언서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1.02.22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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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최근 몇 주 사이 아시아인들을 향한 증오범죄가 늘어남에 따라 패션 업계 유명인사들이 입을 모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폭력 가해자들을 비난하고 나섰다고 21일 CNN이 보도했다.

'얼루어지'의 편집장 미쉘 리, 디자이너 필립 림의 경우 자신들의 인종차별 경험을 공유하고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StopAsianHate’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관련 동영상들을 올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19살 난 남자가 아침 산책 중이던 84살의 태국 출신 이민자를 땅바닥에 밀쳐 사망하게 했고, 인근 오클랜드의 차이나타운에서는 한 남자가 3명의 무고한 아시아인 노인들 3명을 넘어뜨려 상해를 입히기도 했으며, 캘리포니아 산호세의 한 베트남 시장 외부에서는 64살의 여성이 강도를 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범죄들이 아시아인을 증오하는 편견에 의해서만 촉발된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가운데 많은 폭력 반대론자들과 인권 단체들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증오의 대상이 일정한 형태를 띠고 있다며, 아시아인을 향한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폭력 사건의 상당수는 팬데믹을 두고 비뚤어진 증오와 엉뚱한 화풀이 때문에 빚어진 것이며, 도가 지나쳐 우리의 노년층이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당하고 있다.”

미쉘 리는 인사타그램 동영상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이러한 행위들은 단순한 위협이나 ‘쿵 플루(kung flu)’ 같은 조롱의 수준을 넘어 사람들이 공격받고 살해당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쿵 플루(kung flu)’는 중국 무예 '쿵후'(Kung fu)와 독감 '플루'(flu)의 합성어로, 쿵후의 발음을 빗대 코로나19 가 중국에서 왔다는 의미로 사용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중국 책임론을 거론할 때 사용되어 유명해진 단어이다.

“우리는 몇 달째 이 부분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지만 사람들은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합니다.”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또, 필립 림은 영향력이 막강한 자신의 계정을 통해, 아시아인 가게들을 향해 폭력과 범죄가 저질러지는 장면을 비디오로 시청하는 것은 몹시 괴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계 친구들이나 동료들이 알려주어서 지난 몇 달간 이웃의 아시아인들이 협박받고, 공격당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도 말했다.

아시안 공동체 내의 많은 사람들은 겉으로는 별 뜻 없는 폭력처럼 보이지만 사실을 미국에서 1년 내내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벌어지는 인종차별에 기인한 증오범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들은 여기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 바이러스’나 ‘쿵 플루’라는 용어를 내뱉음으로써 기름을 끼얹은 것이라고 말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인종 차별 철폐를 호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인종 차별 철폐를 호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9일 ‘아시안 아메리칸과 태평양 제도 사람들에 대한 증오를 멈추자(Stop AAPI Hate)’는 단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47개 주들과 워싱턴 D.C.에서 아시아인들을 향한 증오범죄 2,800건 이상이 직접 보고되었다고 한다. 이중에는 신체적 공격이나 언어적 협박, 그리고 의도적으로 기침을 하거나 침을 뱉는 행위 등이 포함되어있다.

한편, 지난 1월에는 바이든 행정부는 아시아인을 거부하는 편견에 기인하는 사건들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지침서(memorandum guidance)에 서명했다. 이 지침서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아시아계 미국인들 및 태평양 제도인들(AAPI)과 그 가족 및 공동체, 그리고 사업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선동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인 발언들 때문에 해당 범죄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디자이너인 프라발 구룽도 인스타그램에 ‘#StopAsianHate’ 해시태그와 함께 떠도는 ‘어떻게 도울 것인가(how to help)’라는 그래픽을 포스팅하면서 팔로워들이 아시안 공동체를 지원하기 위한 행동에 떨쳐나서기를 호소했다.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적극적으로 인종차별에 반대해야합니다.”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반인종주의는 단순한 해시태그가 아니라 평생을 통해 헌신해야할 목표입니다.”

프라발 구룽과 필립 림은 ‘미국 디자이너 협의회(CDFA)’의 회원이다. 이 협회는 이번 주 ‘어떤 형태의 증오범죄도 무관용 원칙으로 다뤄야한다’는 성명서를 내놓기도 했다.

“저는 우리 아시아인들을 향한 증오범죄를 두고 주류 언론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낍니다.”

필립 림은 이렇게 한탄했다.

“우리가 중요하지 않게 취급받고 있으며, 마치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저는 여러분 모두의 가족들마다 각각의 사연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들의 희생이 담겨있지요. 그러나 우리 모두에게는 더 나은 삶을 찾겠다는 공통된 목표가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미국행 이민을 떠나온 가족들의 사진과 함께 계속되었다.

“우리 모두 고국이라고 부르는 꿈의 나라 미국의 안전한 항구에서 무한한 가능성과 자유를 갈구하며 떠나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료 미국인들, 같은 인간들에게 호소합니다. 아시아인을 향한 증오범죄를 멈추기 위해 저와 함께, 우리와 함께, 아시아인들과 함께, 동료 미국인들과 함께 해주기 바랍니다.”

이 부분에서 함께 목청을 돋우고 있는 SNS 인플루언서들 중에는 인스타그램의 패션국장인 에바 첸과 영국의 패션 전문 언론인 수지 라우 등도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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