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인사이드] 글로벌 컨버전스 시대... 세상을 바꾼 5가지 '올인원' 발명품들
[월드 인사이드] 글로벌 컨버전스 시대... 세상을 바꾼 5가지 '올인원' 발명품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1.02.20 0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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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올인원 스마트 기기들 (서울=연합뉴스)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올인원 스마트 기기들 (서울=연합뉴스)

글로벌 컨버전스 시대. 올인원 발명품들(all in one, mashup inventions)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라디오, 시계, 자명종 등이 별도로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침대 머리맡의 어수선한 모습을 상상해보라. 또는 맥가이버칼 안에 들어가 있는 도구들을 주머니에 모두 넣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은 어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화기, 컴퓨터, 카메라, 동영상 촬영 등을 손 안에 들어가는 단일기기 한 대로 해결할 수 있는 현대의 편리함이 없던 시대의 모습을 벌써 망각할 정도이다.

시계 라디오, 맥가이버칼, 그리고 스마트폰들은 올인원 발명품의 장점을 드러내는 대표적 기기들이다. 발명가와 기술 진보를 주로 연구하는 버지니아 대학 역사학과 버니 칼슨 교수는 올인원 발명품들을 둘 이상의 아이디어를 다른 구성을 통해 활용해 창의적이고 새로운 무엇을 발명해낸 기술이라고 말한다.

칼슨 교수는 이러한 크로스오버(crossover) 발명품들은 20세기가 낳은 현상이라고 평가한다. 20세기 전까지의 디자이너들의 목표는 한 기능에서 최고의 성능을 나타내는 기기를 고안하는 것이었다는 말이다.

“그랬기 때문에 당시에는 포크와 스푼 겸용 스포크(spork) 같은 물건은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칼슨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한 물건이 최대한의 기능을 내는 것이 목표였으므로 포크나 스푼의 따로 존재했지요. 그러나 20세기가 되면서 고객들에게 서로 다른 선택 사항들을 제공하고 그중에서 최선을 고르도록 고객들에게 선택권을 넘겨주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발명의 시대가 된 것이지요.”

올인원 발명품들은 불도저(땅을 경작하는 트랙터와 1차 세계대전의 탱크 기능)와 같은 산업기기에서부터 크로넛(크로와상과 도넛을 합친 빵), 스포츠 분야(원반던지기 골프와 워터 폴로), 운송 분야(수륙양용차), 색다른 팝문화 애용품(맥주 모자), 그리고 최근에 등장한 스케이트보드 유모차까지 모든 장르를 넘나든다.

다음 5가지 올인원 상품들은 세월의 변화를 이겨내고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

모든 사람들이 올인원 발명의 끝판왕이라고 인정하는 스마트폰은 현대의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1994년 ‘사이먼 퍼스널 통신기기(Simon Personal Communicator)’라는 이름으로 IBM에 의해 처음 탄생했다. 이 기기는 이메일과 팩스 및 달력과 터치스크린, 스타일러스(stylus) 기능을 품고 있었다.

그러다가 스마트폰은 2007년 스티브잡스가 아이폰(iPhon)을 첫 출시하면서 완전히 질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휴대폰과 음악 감상 개인용 오디오 플레이어, 그리고 터치 방식에 의한 데스크탑 수준의 인터넷 접속 이렇게 세 기능을 한 기기에 망라했다고 자랑하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애플의 아이폰은 전화를 걸고 음악을 들으며 이메일을 사용하고 웹 서핑 등을 손 안의 한 기기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바야흐로 손가락 움직임으로 모든 일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아이팟, 전화기,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한꺼번에”

신상품 출시 설명회에서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팟과 전화기를 동시에, 이거 알고 계시나요? 이제 이것들은 별도의 기기가 아닙니다. 하나의 기기일 뿐입니다.”

그 이후 아이폰과 삼성, LG 등의 경쟁자들은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GPS, 지도, 동영상 채팅, 건강지킴이, 스테레오 스피커, 지불 수단 등의 올인원 기능을 추가해오고 있다.

빅토리녹스의 맥가이버칼(스위스 군용칼)EPA=연합뉴스]
빅토리녹스의 맥가이버칼(스위스 군용칼)EPA=연합뉴스]

맥가이버칼

스위스의 칼 제작공이자 발명가였던 칼 엘스너가 1891년 스위스 군인들이 휴대하기 편하도록 접을 수 있는 단순한 칼을 고안하면서 만들어진 붉은색으로 유명한 맥가이버칼의 탄생은 이렇게 단순한 올인원 기기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커다란 칼과 깡통따개, 스크루드라이버, 그리고 송곳이 한쪽 면에만 모두 들어있었지요. 반대편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최초 발명자의 증손자인 칼 엘스너 주니어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기능은 강력했지만 다소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증조할아버지께서는 장교들을 위해 코르크 마개용 스크루드라이버와 두 번째 칼이 들어간 보다 우아한 제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맥가이버칼이 군인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엘스너와 그의 회사 빅토리녹스(Victorinox)는 1897년 자신들의 기기를 칼 기능과 스크루드라이버 등의 복합 기능이 결합된 상품으로 특허를 따냈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군들은 맥가이버칼의 이점을 대번에 알아챘다. 그들은 ‘슈바이쩌 오피지에스메쩌(Schweizer Offiziersmesser)’라는 발음하기 힘든 이름 대신 ‘스위스 육군칼(Swiss Army knife)’이라고 불렀다.

맥가이버칼도 스마트폰처럼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후속 모델들에는 더 많은 기능들이 추가된 것이다. 생산이 중단된 한 모델은 물고기 비늘 제거기와 스위스 시계가 부착되고, ‘31가지 기능의 수퍼타이머’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 상품의 고안 의도는 스위스가 자랑하는 두 가지 제품을 포함시키는 데 있었습니다.”

빅토리녹스 나이프의 미국 판매 책임자인 짐 케네디는 1992년 이 상품 출시에 앞서 뉴욕타임스에 이렇게 밝혔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맥가이버칼에 포함된 올인원 기능들에는 질식환자를 위한 기관(氣管) 절개용 칼, 나무 톱, 오렌지 껍질 벗기기, 손톱깎이, 물고기 비늘 제거기, 돋보기, 그리고 전선 피복 제거기 등이 있다.

수상비행기/연합뉴스
수상비행기/연합뉴스

수상비행기

역사가들은 프랑스의 비행사이자 엔지니어였던 앙리 파브르를 수상비행기의 창시자로 꼽는다. 그는 1910년 자신이 만든 수상비행기를 타고 프랑스 마르세유 밖을 벗어나는 데 성공함으로써 최초의 발명가 영예를 얻게 되었다. 비행기와 보트의 기능을 통합한 이 올인원 물체는 ‘피드라비온(Hydravion)’이라는 불렸으며, 물푸레나무로 틀을 만들고 면섬유와 합판을 이용해 제작되었고, 지중해 연안의 석호에서 이륙하고 착륙했다. 

수상비행기의 발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미 해군 연구소에 따르면 해군이 구입한 최초의 항공기 3대 중 2대가 수륙양용 비행기(floatplane)였다. 이 올인원 비행기의 성능을 시험한 후 미 해군은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U보트에 대항하기 위해 1917년 본격적으로 수상비행기를 데뷔시켰다. 그러다가 1930년대가 되면서 전투기 기술의 향상과 대공 방어 능력이 진보하면서 지상에서 출발하는 폭격기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다.

수상비행기에 의한 첫 대서양 횡단 성공은 1919년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가 주축이 되어 발진시킨 NC-4 수상비행기에 의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보다 8년 뒤 이룩된 찰스 린드버그의 저 유명한 대서양 횡단 비행과는 다르게 이 비행은 빠르지도 않았고, 무기착 비행도 아니었다. 이 비행기로 대서양을 회당하는 데는 3주나 걸렸으며, 기상 악화 또는 수리, 부품 교체 등의 이유로 대서양 상에서 수없이 기착해야했다.

오늘날의 수상비행기는 수륙 양용의 착륙 기어를 장착한 소형비행기에 속한다.

'에이투인터내셔널' 제공
'에이투인터내셔널' 제공

시계라디오

시계라디오에 관한 세세한 내용은 미국 특허청에 기록이 없기 때문에 그 창시자가 누구인지 안개에 싸여있다.

타임지는 제임스 F. 레이놀즈와 폴 L. 쉬로스 시니어가 1940년대 시계라디오를 발명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시계와 관련된 블로그를 운영하는 토머스 첨도 이 보도가 맞다고 주장하지만 자세한 기록들을 꼼꼼히 검토해보면 1928년 블로바라는 사람이 발명했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그런가 하면 하버드 경영대학은 에머슨 라디오(Emerson Radio)와 포노그래프 코포러이션의 창시자인 벤자민 에이브러햄을 꼽기도 한다.

토머스 첨에 따르면 초기의 시계라디오는 무려 11.3Kg까지 나갔으며, 나무 케이스로 만들어졌다가 간편한 소형 모델로 진화하면서 오늘날 침대 머리맡에서 볼 수 있는 플라스틱 모델로 발전되었다고 한다.

1968년에 출시된 ‘소니 드림 머신’은 인기 있는 디지털 모델로 질적인 변화를 일으켰으며, 오늘날의 시계라디오에는 스마트폰 거치대나 충전기 등의 올인원 기능이 더 첨가되어있다.

'키친 에이드(KitchenAid)' 제공
'키친 에이드(KitchenAid)' 제공

스탠드믹서(Stand Mixer)

오늘날 사람들은 단순히 케이크나 쿠키 재료들을 섞기 위해서만 스탠드믹서를 사용하지 않는다. 올인원 주방기구의 최고봉인 스탠드믹서는 파스타 반죽, 제면, 분쇄, 알곡 제분, 착즙, 걸름, 아이스크림 제조, 소시지 속 채움 기능 등을 포함하고 있다.

가장 전형적인 올인원 스탠드믹서기인 키친에이드 제품은 허버트 존스톤이 ‘호바트 매뉴팩처링 컴퍼니’를 세워 수작업을 이겨내기 위한 도우 반죽 믹서기를 개발한 19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미소니언’ 잡지에 따르면 그가 특허를 취득한 ‘믹싱 머신(Mixing Machine)’이라는 상품은 믹서기 밑의 받침통이 분리되는 모델과 고정된 모델, 두 가지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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