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화가' 뱅크시 벽화 작품 철거 논란... '훌라후프 하는 소녀’ 사라져
'얼굴없는 화가' 뱅크시 벽화 작품 철거 논란... '훌라후프 하는 소녀’ 사라져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1.02.18 0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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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팅엄 로스시 애비뉴 주택가에 그려졌던 ‘훌라후프를 하는 소녀’가 철거되고 있다. BBC

'시민들을 위해 그린 벽화 작품을 건물주 마음대로 철거해도 되는 것인가.'

지난 해 10월 영국 노팅엄 로스시 애비뉴의 주택가에 생겨난, 자전거 타이어로 훌라후프를 하는 소녀. 세계적으로 유명한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가 그린 이 벽화가 철거되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17일(현지시간) BBC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뱅크시의 작품이 벽에서 분리되는 공사가 시작됐으며 수시간 만에 철거가 완료됐다. 갤러리 소유주 존 브랜들러는 BBC에 "이 작품을 수십만 파운드의 가격으로 구입했으며, 이를 전시도 하고 잘 보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일찍부터 작업자들이 벽에 드릴 작업을 하고 있었으며, 이후 작품이 밴에 실려갔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뱅크시 작품 ‘훌라후프를 하는 소녀’[사진=뱅크시인스타그램캡쳐]
뱅크시 작품 ‘훌라후프를 하는 소녀’. 이제 로스시 에비뉴 주택가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사진=뱅크시인스타그램캡쳐]

노팅엄 시 대변인은 "작품을 시의 다른 곳으로 옮겨 놓는 것에 대해 뱅크시의 허락을 구하려고 했다"며 “이들은 작품을 그대로 두기를 부탁했고, 우리는 작가의 바람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떼기로 한 건물주의 개인적인 결정을 존중하지만, 노팀엄이 뱅크시의 작품을 잃는 것을 크게 애석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팅엄 시의회 측은 당국이 작품을 지키기 위한 모든 것을 다 했고, 이후의 일은 건물 소유주에게 달려 있었는데, 작품을 뗄 계획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이 계속 즐길 수 있도록 노팅엄에 보존되지 못하게 돼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뱅크시의 작품이 있던 건물의 세입자는 "작품이 떼어질 거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며 '충격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로스시 애비뉴 벽화를 보러 오는 관광객들. BBC

신문사 노팅엄 포스트는 "작품을 기부하려고 했었고 몇몇의 지역 기관과 국가 단체들과 논의를 했으나 결과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건물주의 말을 전했다.

노팅엄 포스트에 따르면, 건물주 측은 작품 자체를 기부할 수 없으니 대신 수익금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훌라후프를 하는 소녀’가 나타나고 며칠 뒤, 뱅크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것이 자신의 작품이라고 주장했고, 사람들은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들었다.

노팅엄은 영국의 전통 있는 자전거 제조업체인 라레이(Raleigh)가 탄생한 지역이기 때문에 뱅크시가 이곳에 자전거 타이어로 훌라후프를 하는 소녀를 그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그림을 구입한 브랜들러는 "노팅엄 시의회가 이 작품을 플라스틱 커버로 덮어놓아 벽이 습기로 얼룩지기 전에 제 때 구할 수 있었다"며 "올해 이 작품을 거리에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작품은 반드시 이 곳에 있어야 어울리는 작품"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주민은 "작품 철거는 결국 건물주와 구입자간 거래 때문이며, 예술을 아끼는 주민이나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는 미술 애호가들의 입장은 완전히 무시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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