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줄 서서 포장해가던 집이었는데...” 코로나19 쓰나미에 휩쓸린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눈물
[현장르포] “줄 서서 포장해가던 집이었는데...” 코로나19 쓰나미에 휩쓸린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눈물
  • 유 진 기자
  • 승인 2021.01.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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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날 텅텅 빈 남대문 시장 거리[유진 기자]
추운 겨울 날 텅텅 빈 남대문 시장 거리[유진 기자]

“다니는 사람이 90%가 줄어 상가 주인 목소리 밖에 안들려요.”

19일 오후.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재래시장인 남대문시장에선 자영업자들의 절규가 이어졌다. 손님으로 북적이던 상가들은 예전 활기를 완전히 잃었다. 상인들은 외국인 관광객 손님과 단골 손님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1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곳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에 내몰려진 상태다.

시장 입구에 위치한 한 족발집 사장님 장순자씨(64)는 “단골손님이 많아 줄서서 포장해 갔었는데... 한순간에 발길이 뚝 끊겼다”며 “배달이라도 해보려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남대문시장 지하상가로 들어서자 곳곳에 빈 상점들이 ’임대문의‘ 종이만 달랑 붙어져 있었다.

인근 카페 사장님(55)은 “남대문시장은 최근 권리금은 두둑히 내고 들어와 나갈 때는 빈털터리 신세입니다”며 “주변을 둘러보시죠. 저기도 나갔고, 여기도 나갔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임대문의'가 이곳 저곳 붙어져있는 상가들[유진 기자]
'임대문의'가 이곳 저곳 붙어져있는 상가들. [유진 기자]

소상공인의 피해가 점점 커지면서 점포 임대료를 인하 또는 동결하는 ‘착한 임대인 운동’은 재래 시장인 남대문 시장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전해 들은 말은 전혀 달랐다.

한 상인은 "임대료를 낮춘다 해도 수입이 적어 그마저도 못 채운다"며 "높은 권리금과 임대료 때문에 빚을 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상인은 “30년, 50년 일하시던 분들도 'IMF 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고 말할 정도”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본 소상공인에게 최대 300만원을 지급하는 ’버팀목자금‘(3차 재난지원금) 지원이 지난 11일부터 시작됐지만, 남대문시장의 상인들이 겪어온 고통을 해소하는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재난지원금을 받기로 했다는 자영업자 A씨는 "정부가 언론에 떠들썩하게 '최대 300만원' 운운하며 홍보했지만, 실제 지급대상 자영업자들에게는 100만원 안팎이 대부분인데, 이는 월 임대료 30%도 안돼 한 숨만 쉬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에는 북적거리던 거리가 이제는 유령 시장이 되어져 버린 전통재래시장 남대문시장[유진 기자]
작년에는 북적거렸지만, 최근 유령시장처럼 썰렁하기만 한 남대문시장. [유진 기자]

하지만 상당수 남대문시장 상가인들에게는 이마저도 '그림의 떡'이었다.

의류점을 운영하는 B씨는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예외조항이 많아 꼼끔히 따져보니 해당되지 않는 자영업자들이 너무 많다"며 "결국 점포 운영을 빚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곳 남대문시장을 비롯 전국의 전통시장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한 고객 감소, 불안감과 불확실성으로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매출 부진은 자영업자들을 '폐업'으로 내몰고 있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사업을 유지하지만 폐업을 일부 고려하고 있다‘라는 응답이 전체 25.6%를 차지했다. ’폐업할 수 있다면 폐업을 고려하겠다‘, ’어쩔 수 없이 폐업 예정이다‘라는 응답도 각각 6.1%와 0.7% 집계됐다.

무너지는 풀뿌리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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