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미국은 자신들이 내린 '독약 처방'을 맛보고 있다" 데모크라시나우
[인사이드] "미국은 자신들이 내린 '독약 처방'을 맛보고 있다" 데모크라시나우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1.01.09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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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사당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원형 홀에서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상ㆍ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의 난입으로 회의가 전격 중단됐다.(ⓒ 연합뉴스/AP)
미 의사당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원형 홀에서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상ㆍ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의 난입으로 회의가 전격 중단됐다.(ⓒ 연합뉴스/AP)

“다른 나라들의 민주주의에 개입하고, 선출된 합법 정부를 전복시켜왔던 미국의 대외 정책의 일부 모습이 자국 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해외 지도자들은 미국의 국회의사당 난입 폭력 사태에 경악하고 있다. UN 사무총장은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지지자들을 선동해서 폭력을 사주하지 말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리고 영국,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인도, 일본, 프랑스, 독일뿐만 아니라 나토와 유럽이사회까지 나서 조 바이든에게로의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문제와 관련, 독립 언론 ‘democraynow(democracynow.org)’는 8일(현지 시각) 탐사보도 전문 기자 앨런 네언(Allan Nairn)과의 대담 내용을 보도했다. 순수하게 독자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democraynow’는 미국의 비영리 매체로, 광고가 없을 뿐 아니라 객관적이며 진보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 매체는 CNN이나 New York Times와 같은 기업형 언론과는 그 논조가 매우 다르다.

이 대담에서 앨런 네언은 트럼프가 취할 수 있는 다음 행동을 예견하며, 바이든 당선자 측이나 다른 사람들이 이번 사태를 ‘미국의 본 모습이 아니다’고 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를 방해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인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의사당 난입 사태는 미국이 라틴아메리카나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의 민주정부와 정당하게 선출된 정부에 행해온 작전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고 주장한다.

다음은 이 대담 기사의 전문이다.

사회자 : 미국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해외 지도자들의 반응은 충격 그 자체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지지자들을 선동해서 폭력을 사주하지 말라고 요청했으며, 영국,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인도, 일본, 프랑스, 독일뿐만 아니라 나토와 유럽이사회까지 나서 조 바이든에게로의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또, 베네수엘라 정부는 성명을 내고 “이 불행한 사태를 통해 미국은 공격적인 정책을 앞세워 다른 나라에 개입한 그대로를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하며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와 폭력의 악순환을 비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진보 활동가이며 탐사보도 전문 기자인 앨런 네언을 연결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앨런, 어제 미국 국회의사당 폭력 사태에서 보듯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폭력과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국내 테러라고 규정하는 사이에는 무슨 차이가 있으며, 국회 경찰들 중 일부가 이들 폭도들과 셀카를 찍기도 한 행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그러니까 이 백인 폭도들을 대하는 태도와 라파예트 공원에서 벌어졌던 ‘흑인들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의 시위대를 대하는 태도와 나아가 미국 흑인들 전반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요?

앨런 네언 : 저는 트럼프가 선거 당일 밤 개표를 못하도록 밀어붙이지 못한 순간 완전히 진 선거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는 어제 자신이 거리의 폭도들을 거느리고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법 집행 담당자들도 상당수가 뒷짐 지고 물러서서 광란의 현장을 구경만 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법 집행 담당자들도 그들과 같은 편이기 때문이지요.

국회의사당이 밖에서는 폭도들에게 포위당했지만 내부에서도 정신적으로 포위되어있음이 드러난 것이지요. 국회의원 약 1/3이 대통령선거 제도를 폐지하면 어떨까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이든이 이번 사태를 ‘미국의 본 모습이 아니다’라고 규정했지만 사실 이번 일은 미국 지도자들의 뿌리 깊은 전통과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선거를 제한하자는 주장을 말하는 겁니다. 즉, 선거라는 제도를 불신했던 건국의 아버지들처럼 오늘날 미국의 우파들은 선거를 없애야만 자신들이 존립할 수 있다고 여깁니다. 그리고 선거가 꼭 신성불가침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은 오늘날 미국의 기초를 형성하고 있는 양당제 시스템의 주장과도 맞아떨어집니다.

외국의 선거 결과는 (미국에 의해) 얼마든지 뒤집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은 다른 나라들의 쿠데타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왔습니다. 오바마와 존 케리 시절을 돌이켜봅시다. 이집트 군부가 쿠데타를 감행한 후 케리는 군부가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는 참모장이던 켈리 장군과 함께 온두라스의 선거 결과를 도둑질하도록 도왔습니다. 온두라스에서는 살바도르 나스랄라 후보가 개표에서 이겼지만 결과를 도둑맞았습니다. 온두라스에서는 그 직전의 선거에서도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선출되고서도 미국이 지원한 쿠데타 세력에 의해 축출된 일이 있었지요. 그때는 오바마가 대통령이었습니다.

최근으로 와서는, 트럼프는 쿠데타 세력이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을 쫓아내도록 도왔습니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재산 1840억 달러로 세계 2위의 갑부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7월 24일 트윗을 날렸지요.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쿠데타로 날려버릴 수가 있다! 그러니까 인정하는 게 좋아!” 저는 이 말이 미국의 해외 정책을 가장 잘 드러낸 언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어떤 의미에서는, 미국의 이러한 해외 정책을 국내에 도입하고 있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대선 결과 인증 반대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대선 결과 인증 반대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워싱턴 AP=연합뉴스)

사회자 : 폭넓게 터져 나오고 있는 해외 지도자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특히, 눈여겨볼 반응은 독일 외무장관 하이코 마스의 말입니다. 그는 트윗을 통해 “폭력은 선동에서 출발한다. 나치 시절에는 독일 연방의사당 라이쉬테크(Reichstag)에서 그랬고, 지금은 미국의 국회의사당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치당이 정치적으로 이용해먹은 1933년 라이쉬테크 의사당 화재 사건을 빗대어 말한 거지요.

앨런 네언 : 미국의 관련 기관들이 언제든지 테러를 활용해서 해외 민간인들을 살상하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 목적이 석유 확보에 있든 정권 탈취에 있든, 아니면 미국의 변덕스러운 정책의 결과이든 상관없습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이 대표적 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매우 독특합니다. 그는 미국 백인 사회에 야만성을 풀어놓아 사람들의 영혼을 조종해서 최악의 결과를 도출해낼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또 파시즘을 이끌어낼 능력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는 미국 엘리트 계층의 산물입니다. 그 자체가 과두정치의 산물인 것이지요. 그러나 그는 그동안의, 속으로는 잔인할지 모르지만, 겉으로는 부드럽고 친숙한 존경받는 대통령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접근합니다. 저는, 여러 측면에서, 그가 행동이나 말을 통해 미국 제도 그 자체를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가 선동하는 행동들은 매우 위험합니다. 멈추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저는 파시즘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기존의 권위적인 제도들을 그대로 끌어안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도 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어떤 식으로 법개정이 논의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세요. 또, 보안 조치들이 어떤 식으로 강화되고 있는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워싱턴 D.C.나 의사당 주변에서 시위를 하는 것은 더 어려워질 것이며,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 같은 시위가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일은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제재가 강화될 것은 불을 보듯 빤하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에 가해지는 기업 검열을 통해 언론자유는 더욱 침해될 것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제재들에는 정부 자체가 앞장설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트럼프주의자들이 폭동을 행동강령으로 채택하지 않도록 막아야합니다. 폭력은 불의에 저항할 경우에는 용인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트럼프주의자들이나 나아가 미국의 제도 자체가 참으로 부당하며 살인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그들은 그나마 장점으로 자리 잡고 있는 미국 제도의 양호한 측면을 공격합니다. 즉, 민주주의와 관용에 반대하고, 조직을 갖추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민주적 절차의 기회를 박탈하기 위해 애를 쓴다는 말입니다. 그들이 악마를 대행해서 인종주의와 집단적 광기와 자신들의 지도자 트럼프에 대한 맹종을 모토로 저항을 벌이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고, 여전한 미국의 기득권 제도와 맞서고, 가난한 미국인들과 노동계층의 간을 빼먹는 세력과 싸워야합니다. 우리는 파시즘에 저항하듯이 이러한 정치·사회악들과도 맞서 싸워야합니다. 동시에 두 번의 싸움을 벌이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해내야합니다.

사회자 : 의사당 폭력 난입 사태 이후 거론되고 있는 수정헌법 25조의 대통령 해임의 어려움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트럼프는 앞으로도 2주 동안 여전히 대통령 자리에 있게 됩니다. 이 동안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혹시 짚이시는 것이라도 있는지요?

앨런 네언 : 미국 제도의 뿌리 깊은 전통과 기업형 언론의 뒷받침으로 미국은 대통령이 새로운 전쟁을 전개하면 미국 깃발 아래 뭉쳐왔습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원하고 군대 동원 여력이 있다면 그는 이란 폭격 같은 행동에 나서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최근 미국 전함을 이란 쪽에 파견했습니다. 그의 변덕이 끼를 부리면 폭격을 명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는 전에 자신의 법집행 팀들을 동원해서 바이든이나 힐러리 클린턴을 체포하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아직도 그에게는 힘이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다는 말이지요.

그러나 트럼프 시대가 가고 난 뒤에도 일론 머스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돈이 있습니다. 미국의 과두정치는 아직도 힘이 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안보 기구들도 다 제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고요. 그 자리에서 트럼프의 폭도들이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한 것처럼 세계 각지의 의사당들을 폭력으로 점거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말도 하고 싶습니다. 미국인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의사당 난입 사태는 미국이 라틴아메리카나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의 민주정부와 정당하게 선출된 정부에 행해온 작전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 사태가 터지기 며칠 전 미국 의회가 압도적인 표차로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켜 국방부와 해외 특별 작전부서에 더 많은 돈이 흘러가도록 한 사실을 명심해야합니다. 그리고 이 법안으로 인해 명령이 떨어지기만 하면 바로 다른 나라에 개입해서 민주주의를 전복 시킬 준비가 된 CIA의 여러 작전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조치들도 더 활개를 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현재 자신들이 설치해 놓은 쥐약을 가볍게 맛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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