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코로나19 재확산에 ‘유령도시’로 변해가는 명동…“연말까지만 버티면 살아날런지...”
[현장르포] 코로나19 재확산에 ‘유령도시’로 변해가는 명동…“연말까지만 버티면 살아날런지...”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1.01.10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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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명동 거리. 사람들로 북적여야 할 대표적인 번화가인 이곳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박성준 기자]
한산한 명동 거리. 사람들로 북적여야 할 대표적인 번화가인 이곳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박성준 기자]

“새해 백신이 널리 보급되면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의 끈 붙잡고 버티고 있습니다."

명동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52)의 말이다. 그는 “정말 힘든데 이 고비만 넘기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한 줄기 위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수도권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상향한 이후, 명동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자영업자들의 비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연말연시 대목을 모두 포기한 채 매출 절벽과 폐업 위기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8일 찾은 명동 거리는 오가는 사람이 없어 흡사 ‘유령 도시’를 연상케 했다. 곳곳에는 폐업한 상가들이 눈에 띄었고 대부분 식당들 내부에는 손님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일부 상가들은 아예 문을 열지 않은 곳도 있었다.

5년째 양꼬치집을 운영하는 한기범 씨(49)는 “우리 식당은 외국 손님들이 많이 찾았는데 코로나19 이후로 발길이 뚝 끊겼다”며 “이렇게 거리두기가 격상되면 국내 손님들마저 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정부 지침에 따라 수도권 식당의 경우 저녁시간까지는 정상 영업을 하되 오후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가능하고,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되고 있다.

명동 지하상가의 모습.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고 일부 매장은 아예 문을 닫았다. [박성준 기자]
명동 지하상가의 모습.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고 일부 매장은 아예 문을 닫았다. [박성준 기자]

오후 9시 이후로 손님이 북적이는 주점과 노래방, 유흥업소 등은 사실상 영업을 중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36)는 “9시 이후에 손님을 받을 수 없어서 안주를 배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라며 “그런데 다른 배달 전문 식당과 아무래도 경쟁력이 떨어져서 주문이 많진 않다”고 한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밤 9시 이후에는 포장&배달 판매만 가능합니다.>

이날 저녁에 찾은 한 중식당 입구에는 이 같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밤 8시 40분께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자 직원은 “50분까지 식사를 마쳐야 한다”며 “다음에 찾아와주면 안 되겠냐”고 말했다.

바로 옆에 있는 커피전문점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한 곳에 모아져 있었다. 카페 내 취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커피를 포장해가는 일부 손님만 있을 뿐 가게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날 카페에서 만난 대학생 최성호 씨(24)는 “도서관도 문 닫고 카페도 이용할 수 없으니 공부할 곳이 없다”며 “전공 시험 준비도 해야 하고 토익도 준비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어 썰렁한 명동 거리 입구의 모습. [박성준 기자]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어 썰렁한 명동 거리 입구의 모습. [박성준 기자]

정부의 코로나19 정책에 불만을 강하게 드러내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시행해 코로나19를 완벽하게 잡아야 한다"며 "거리두기를 어중간하게 하는 것은 자영업자들의 목을 서서히 조이는 살인행위 밖에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식당은 취식이 가능한데 카페만 안 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유령 상권` 공포는 명동 상권 전역을 지배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명동 상권의 소규모 상가(2층 이하 연면적 330㎡ 이하) 3분기 공실률은 28.5%로 세 곳 중 한 곳이 공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공실률이 0.0%였던 것을 감안하면 점포를 정리하는 곳이 3분기 들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 경기 침체와 비대면 소비 확대가 핵심 대형 상권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거 지역에서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는 상가의 경우 `배달` 등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그나마 숨통을 유지하고 있지만, 핵심 상권은 직장인 회식 감소, 외국인 관광객 감소, 온라인 유통 채널 이용 등 소비자 행동 변화 등의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며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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