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아르바이트 직원 내보내고, 하루 14시간 일해요” 좀처럼 꺾이지 않는 코로나19에 자영업자들 ‘암울’
[현장르포] “아르바이트 직원 내보내고, 하루 14시간 일해요” 좀처럼 꺾이지 않는 코로나19에 자영업자들 ‘암울’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1.01.22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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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영등포 타임스퀘어. 한눈에 봐도 과거에 비해 유동인구가 크게 줄었다. [박성준 기자]
한산한 영등포 타임스퀘어. 한눈에 봐도 과거에 비해 유동인구가 크게 줄었다. [박성준 기자]

“이런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인근 상권. 이곳에는 ‘임대 문의’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은 상가들이 넘쳐났다. 식당, 옷가게, 화장품 가게, 커피숍 등 업종 구분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릿고개를 넘지 못하고 쓰러졌다.

낮은 가격으로 젊은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끈 분식집도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폐업했다.

지난달부터 제3차 유행이 시작된 이후 거리두기 강화조치가 시작되면서 살아날 조짐을 보이던 상권은 다시 침몰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신규확진자가 1천명대에서 출렁거리며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어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인근에서 4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 씨(42)는 “코로나 사태가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며 “여기 주변 상인들 모두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퇴직 후 3년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규한 씨(62)도 비슷한 상황이다. 박 씨는 코로나19로 인한 매출감소로 아르바이트생을 해고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가게 규모가 큰 편이라 알바생을 몇 명 채용했었는데 인건비가 감당이 안 돼 다 해고했다”고 전했다.

실제 박 씨는 한 명의 알바생만 남겨두고 혼자 14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다. 주말에는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박 씨는 “이렇게 안 하면 편의점을 포기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며 “퇴직금으로 시작한 거라서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 여파가 끝날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하는데 언제 봄날이 올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4시 감자탕집을 운영하는 한모 씨(52)도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을 2명 해고했다. 그는 “정말 급여를 줄 여건이 안 돼서 눈물을 머금고 해고했다”며 “그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상인들이 모두 나가려고 하는 상황”이라며 “상권 대부분이 매출이 거의 나오지 않으니 이곳에 와서 장사하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뷔페식으로 운영되는 한 식당의 모습. 규모가 큰 식당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손님이 한 명도 없다. [박성준 기자]
뷔페식으로 운영되는 한 식당의 모습. 규모가 큰 식당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손님이 한 명도 없다. [박성준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올해 음식업종은 배달중심으로 많이 전환했다.

하지만 인근 상인들은 배달 체제로 전환하는 것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배달 수요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배달 수수료 때문에 마진율이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식사시간만 되면 손님이 끊이지 않았던 국수집은 방문 고객이 3분의 2가량 줄었지만 배달은 하지 않고 있다. 이곳의 직원 최모 씨(49)는 “배달을 하려고 컨설팅도 받았지만 현재 음식 가격에서 배달 수수료 등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었다”고 푸념했다.

이 상권에서 17년째 한식당을 운영해온 박모 씨(61)도 “한식 특성상 상차림 반찬만 7~8개가 포함되기 때문에 배달에 어려움이 크다”고 한탄했다.

상황이 이러니 자영업을 시작할 때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7만2천명이 줄었지만, '나홀로' 자영업자는 6만6천명이 늘었다.

폐업한 한 상가. '임대문의'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박성준 기자]
폐업한 한 상가. '임대문의'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박성준 기자]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에 무급가족종사자를 합친 비임금근로자는 올해 8월 기준 663만9천명으로 한해 전보다 16만1천명 감소했다.

이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36만3천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2천명 줄었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9만3천명으로 6만6천명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40·50세대에서 비임금근로자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50대에서 14만명, 40대에서 10만4천명이 각각 줄어들었다.

반면 60세 이상은 8만8천명, 15∼29세는 1만5천명 각각 늘었다.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업(-9만5천명), 건설업(-4만1천명), 숙박·음식점업(-2만8천명) 등에서 비임금근로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업종들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줄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2019년 2월부터 시작된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자영업자로 진입 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람을 쓰지 않고, 창업 때 자동주문 시스템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반영된 것 같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그 증감의 폭은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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