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민주국가들 사이에서 극에 달한 중국 불신과 이를 이용하는 미국
[월드 프리즘] 민주국가들 사이에서 극에 달한 중국 불신과 이를 이용하는 미국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0.10.16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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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75주년 고위급회의에 화상 연설하는 시진핑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UN) 75주년 기념 고위급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에 가혹한 시련이라면서 일방주의 대신 다자주의를 통한 국제 협력을 촉구했다.(베이징 신화=연합뉴스)
유엔 75주년 고위급회의에 화상 연설하는 시진핑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UN) 75주년 기념 고위급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전 세계에 가혹한 시련이라면서 일방주의 대신 다자주의를 통한 국제 협력을 촉구했다.(베이징 신화=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15일 미국의 여론조사 업체 퓨(Pew) 연구센터의 최신 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코로나19 발발 이후 선진 민주국가들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전문이다.

시진핑은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선진 민주국가들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중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화요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 결과는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감염증과 사망자들은 선진국들 사이에서 이미 대 중국 불신을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Pew) 연구센터는 밝히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급증했다.”

일본, 한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및 유럽 국가들을 포함한 14개국을 대상으로 금년에 실시한, 중국에 대한 호감도 여론조사의 결과이다.

“현재, 조사 대상 국가들 다수는 중국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지니고 있다.”

이 조사 결과는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여론이 얼마나 나빠졌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비호감도는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공산당의 야망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세계인의 불신은 중국의 국익이 걸린 문제 문제들에서 국제간의 협력을 더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일반의 여론이야말로 가장 큰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전직 호주 외교관이자 시드니 로위연구소의 연구원인 나타샤 카삼은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이 연구소에서 대중 여론과 외교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호주와 미국 양국에서 중국에 대한 대중의 볼멘 여론이 정부로 하여금 중국에 대해 특별한 논평을 만들어내도록 하는 현상을 들 수 있습니다.”

미국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는 일본, 호주, 그리고 인도의 외무장관들과 회담을 갖기 위해 화요일 도쿄를 방문했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중국과 관계가 껄끄러운 나라들의 장관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국 관리들에 의해 종종 베이징을 굴복시키려는 이념적 싸움꾼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많은 서방 국가들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위기는 중국과, 중국이 내세우는 권위적인 지도자 시진핑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번 조사에 임한 14개국을 통틀어 응답자의 평균 61%가 중국이 바이러스에 대해 대응을 잘못했다고 답했다.

미국에서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인 작년 같은 기간에 실시된 비슷한 조사에 비해 13%나 증가했다. 6월과 7월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응답자 1,003명 중 3/4에 육박하는 숫자가 중국에 대해 얼마간 또는 매우 비호감적이라고 답했다.

환하게 웃는 시진핑과 칠레 대통령지난 2016년 중남미 3개국을 순방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1월 22일(현지시간) 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상호 협정문 서명식 도중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시 주석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겸한 중남미 순방에서 방문국인 에콰도르와 페루 외에 콜롬비아와도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칠레를 방문하는 등 중남미와의 협력에 공을 들였다.(산티아고 AFP=연합뉴스)
중남미 3개국을 순방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상호 협정문 서명식 도중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산티아고 AFP=연합뉴스)

시진핑의 해외 전략에 대한 불신도, 중국과 스페인을 제외하고, 조사된 모든 국가에서 최고조를 기록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및 몇몇 서유럽 국가들은 응답자의 대략 반 수 이상이 시진핑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저는 중국이 탄압 정책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정서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중국 외교정책을 연구하는 코넬 대학의 부교수 제시카 첸 웨이스는 이렇게 평가했다.

“중국 목표의 우선순위가 변하지 않는 이상 중국공산당이 해외의 여론을 돌려놓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의 증가 속도는 특히 호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호주와 중국의 외교관계는 최근 몇 달 사이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호주는, 중국 관영 TV에서 일하던 호주 출신 뉴스앵커 쳉 레이를 중국 당국이 체포한 사실에 반발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태어난 호주 국적의 사업가이자 작가인 양헝쥔이 간첩 혐의로 기소된 사실도 근거가 없다고 저항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표한 호주 응답자들의 숫자는 1년 전에 비해 24%나 증가해서, 전체적으로 81%가 중국을 안 좋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호주인 응답자 64%가 중국에 대해 호감을 지니고 있다고 답했던 2017년의 조사 결과에 비해 가공할 변화를 나타낸 수치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호주인들은 중국을 경제적 기회의 땅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습니다.”

호주의 나타샤 카삼 연구원은 이렇게 말했다. 바이러스 발발에 대처하는 중국의 자세가 호주에서 불신감을 키운 결과라고 그녀는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일부 시드니 주민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 확산에 중국이 전적으로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답하기도 했지만, 세계적 위기는 호주와 그 밖의 국가들이 중국의 권력에 얼마나 쉽게 노출되어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저는, 우리가 가능한 빨리 중국으로부터 멀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너무 강한 나가가 되어 우리를 금방 능가할 겁니다.”

은퇴를 준비 중인 기업 전문 변호사 에드워드 데이비스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과의 무역에 최선을 다해야하겠지만, 무역 상대국을 다양화할 필요도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는, 공산당은 바이러스 발발 초기 미흡했던 대응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강압적 수단을 동원하는 한편, 이후의 성공적인 대처를 강조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를 정치적 자산으로 전화위복시키려고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 위기와 봉쇄조치로 신음하는 해외에서는 중국 당국이 자화자찬의 수사를 늘어놓고 위기에 빛을 발하는 국민들의 연대의식을 자랑하자 볼멘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유럽 정부들은 중국 당국이 의료 장비들을 보내주고 이를 생색내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자 짜증을 내고 있다. 팬데믹 초기에는 중국이 유럽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서는 별다른 소리를 내지 않았는데 이제는 입장이 달라졌다는 말이다. 또, 국제 토론장에서 중국 관리들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호전적 발언들에도 호주와 캐나다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은 진저리를 치고 있다.

“많은 중국 사람들은 다른 나라들이 경험한 처음 몇 주간의 무시무시했던 경험을 잊었는지 모르지만,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상하이 푸단 대학 국제관계학과의 셴 딩리 교수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일침을 가했다.

“중국이 보다 겸손한 저자세로 임하는 것이 더 좋을 겁니다.”

중국 당국은 자신들이 서방의 언론들과 정치인들에 의해 부당하게 비난을 받고 있을 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서방의 정치인들이 바이러스에 올바르게 대응하지 못한 자신들의 처사에 대한 위기모면 책으로 중국을 희생양 삼고 있다는 말이다.

퓨(Pew) 연구센터의 여론조사는 항상 중국에 대한 대중들의 평판이 좋은 아시아와 남미, 그리고 아프리카의 조사를 포함한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신뢰성 있는 대면 여론조사 수집이 불가능해짐으로써 표집(標集)의 국제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퓨(Pew) 연구센터의 책임연구원 로라 실버는 털어놓았다. 이번 조사는 한번 통화에 15분 정도 걸리는 전화 조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카삼 연구원은, 베이징에 우호적인 여론을 지닌 국가들은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방식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이 변한 것 같지는 않고, 기존의 관념이 공고화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많은 응답자들이 미국이 코로나19에 중국보다 더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사실에 중국의 지도자들은 위한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조사에 응한 14개국 응답자들의 평균 84%가 미국이 코로나19에 잘못 대처하고 있다고 답했다.

“결국, 중국보다는 미국이 더 타격을 입을 겁니다.”

상하이 출신의 학자 셴 딩리 교수는 이렇게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210,000명에 대한 구실로 활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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