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택배기사 '산재적용 제외' 신청서 대필 의혹"
"과로사 택배기사 '산재적용 제외' 신청서 대필 의혹"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0.10.15 2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관계자들이 15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로 일하다 숨진 고 김원종 씨의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가 대필로 작성됐다는 의혹 등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관계자들이 15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로 일하다 숨진 고 김원종 씨의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가 대필로 작성됐다는 의혹 등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 8일 택배 배송 중 사망한 김원종(48)씨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가 소속 대리점이 작성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택배연대노조는 15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리점 소장이 대필 작성 사실을 인정했다"며 "본인이 작성·서명해야 하는 신청서의 기본 양식을 어긴 것으로, 산재 제외는 당연 무효"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CJ대한통운 송천대리점에서는 지난달 10일 김씨 등 직원 12명이 특수고용노동자 입직 신청서를 제출했고, 닷새 뒤인 15일 이 중 9명이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냈다.

노조와 양이 의원은 조사 결과 김씨를 포함해 3명의 신청서가 본인이 아닌 다른 한 인물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동부가 신청서를 접수함에 따라 김씨는 산재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노조는 특수고용노동자인 택배 노동자는 입사 14일 이내에 입직 신고를 해야 하지만 경력 20년이 넘는 김씨는 해당 대리점에서만 3년 이상 일해왔음에도 상당 기간 법적으로 택배 기사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노동부는 전체 택배 노동자 1만8천90명 중 7천113명(39.32%)이 산재보험에 가입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실제 택배 노동자는 5만여명으로 대부분 입직 신고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않아 산재 적용 비율은 현저히 낮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택배 기사들을 모아놓고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쓰게 하거나, 임의로 작성해서 서명만 하게 하는 경우,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고 서명을 강요하는 경우, 사업주가 대신 작성해서 제출하는 경우까지 불법 사례는 넘쳐난다"며 노동부의 입직 신고 현황과 불법 사례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김씨 유족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전날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를 항의 방문해 사측 관계자와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CJ대한통운 측은 사과와 보상, 과로사 방지 대책 마련 요구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대필 의혹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업에서는 암암리에 '산재보험 제외 신청서 제출'이 입사의 전제조건처럼 되어 있다"며 특수고용노동자 전수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산재보험은 노동자를 지키는 최후의 방패"라며 '전 국민 산재보험법'의 조속한 통과도 촉구했다.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한 노웅래 의원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는 야당이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며 "큰 문제 없이 법안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