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2020] 준칙과 반칙을 넘나드는 트럼프의 선거 전략
[미 대선 2020] 준칙과 반칙을 넘나드는 트럼프의 선거 전략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0.09.15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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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 전문 일간지 <폴리티코>는 14일(현지 시각),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가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점을 활용하는 정상적인 기법과 변칙적인 전술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선을 노리는 과거의 미국 대통령들은 선거 전술을 주로 현직 대통령으로서의 이점을 활용하는 데 집중했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행사를 연다든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인식을 개최하고, 에어포스 원을 타고 전국 유세를 다니는 등의 행보를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몇 주 사이 자신에게 유리한 경우 이러한 전술을 사용했다. 그는 유세 현장의 무대 뒤편에 위용을 자랑하는 대통령 제트기를 상징적으로 세워놓기도 하고, 행정 복합건물(executive complex)을 공화당 전당대회장으로 사용함으로써 높은 성과를 노리기도 하고, 백악관 외교사절 접대실 벽면에 우아한 배경을 걸어놓고 대법원장 후보들의 명단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대통령은 이런 식만으로는 성미에 차지 않는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을 상대로 하는 경주에서 결승점이 점점 다가오자 두 얼굴의 선거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트럼프는 캘리포니아를 초토화시키고 있는 산불에 대해 언급했다. 캘리포니아는 선거 당일 날 55명의 선건인단 투표 전체를 바이든에게 몰아줄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지역이다. 그리고 그는 최근에는 중동 지역에서 미군을 축소시키는가 하면 지난 13일에는 약값 인하를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위처럼 정상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트럼프가 있는가 하면 언제나처럼 영원한 아웃사이더, 호전적이며 악동 노릇을 서슴지 않는 트럼프가 있다. 그는 주말 내내 자신의 정적이 약물 중독자라고 비난하고, 안티파(반파시스트 시위대)와 연계된 살인 용의자에 대한 위험한 총격 시도를 (정당한) ‘보복’으로 추켜세우기도 했고,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가 200,000명에 다가서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을 상대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분기점을 돌아섰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는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운명을 결정하는 날을 불과 두 달 앞두고 두 세계를 오락가락하는 유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직을 이용하는 전통적인 선거 전술을 활용하는 만큼이나 뒤죽박죽 전략과 함께 경로에서 완전히 이탈한 방법을 선호하는데, 이 같은 변칙적 전술에 그의 지지자들 대부분은 환호를 보낸다.

이처럼 준칙과 변칙을 넘나드는 전술은, 최근에 트럼프가 24시간 사이에, 9/11 추모식에서 플라이트 93 여객기 승객들의 행위를 ‘용기 있고 단호했다’고 칭송했다가 바이든이 약물을 복용한 채 유세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 데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대선후보 수락연설 하는 트럼프 대통령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 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잔디밭인 사우스론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대선후보 수락연설 하는 트럼프 대통령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 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잔디밭인 사우스론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저는 약물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요일 밤 방송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저는 그렇게 들었습니다. 약물 가능성이 있다는 말입니다.”

경쟁자에 대한 대통령의 이 같은 근거 없는 주장은 네바다 주 민덴 인근에서 열렸던 유세 집회 이후에 방송을 탔다. 이 자리에서 그는 11월 선거일까지 앞으로 남은 몇 주 동안 악역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더이상 온순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는 이렇게 선언했다.

트럼프 캠프 측의 한 관리는 바이든에 대한 약물 남용 주장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이 관리는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이 9월 29일 열리는 대선 토론회를 앞두고 역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한편, 트럼프는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정신력이 떨어진다고 비난해오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이와 관련한 질의에 대답하지 않고 있다.

“지금 목도되는 현상은, 여전히 현재진행 중인 노골적이고 희화적인 지도력 실패로부터 유권자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바이든을 진흙탕 속으로 함께 끌어들이는 트럼프의 전략입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고위 선거참모였던 로저 피스크는 이렇게 평가했다.

한편, 상당수 트럼프 측근들은 대통령의 이 같은 두 얼굴 접근법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이 보기에는 이는 선거일 날 적극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유인하는 뛰어난 전술이며, 선거참모들이 여성과 시골 유권자 및 노령 유권자들을 상대로 선거 메시지를 짜는 데 좋은 소재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토요일 민덴 유세 현장에서 ‘파리 기후협정’ 사실에 대해 만족감을 표출할 때 그의 측근들은 월요일에 있을 캘리포니아 주의 새크라멘토 방문에 매달리고 있었다. 트럼프는 반대로 새크라멘토에서는 그 지역 및 연방 인사들을 만나 그가 8월 말에 선언한 재난지역 선포를 강조할 예정이다.

“지금 어마어마한 환경 재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일요일 밤 네바다 주 헨더슨의 유세 현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내일 그곳으로 갈 것입니다. 숲을 살려야 하니까요.”

이곳 네바다의 클라크 카운티에서 개최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는 그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경고를)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라스베이거스 외곽의 한 생산업체에서 열린 실내 집회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한데 뒤엉켜서 치러졌다. 이러한 행위는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없도록 하는 네바다 주의 코로나19 규칙에 위반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의 서명식을 주관할 예정이다. 이 서명식은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이스라엘과 바레인 사이에 각각 조인되는 두 개의 이벤트이다. 대통령은 역사적인 서명이 이뤄지는 이 자리에서는 대통령 모자를 쓰겠지만 그날 밤에는 유세 모드로 돌아서서 생중계되는 <ABC 뉴스>의 타운홀 미팅(정치인의 정책 설명회)에서 필라델피아의 중도층을 공략할 예정이다.

14일 밤의 타운홀 미팅은,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 주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에 주재하게 될 조인식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장면이 연출될 듯하다. 주말 동안 캘리포니아 주의 컴튼에서 발생한 외로운 총잡이에 의한 경찰관들에 대한 매복 공격은 트럼프에게 좋은 먹잇감을 제공했다. 범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대통령의 강경한 메시지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트럼프는 경찰의 폭압과 제도적인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법 집행의 수호를 재선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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