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정부는 '부모 동시 육아휴직' 보장한다는데... 실효성은?
[프리즘] 정부는 '부모 동시 육아휴직' 보장한다는데... 실효성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10.13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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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부모 동시 육아휴직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시행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논란이 여전하다. [사진=연합뉴스]
올해부터 부모 동시 육아휴직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시행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논란이 여전하다. [사진=연합뉴스]

'부모 동시 육아휴직, 어떻게 해야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

올해부터 부모 동시 육아휴직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시행되고 있으나, 제도 실행보다 실질적인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이 시행령은 같은 자녀에 대해 배우자가 육아휴직을 하는 근로자의 경우 배우자와 같은 기간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없도록 허용예외 조항을 뒀으나, 개정 시행령은 이 부분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2월 28일부터 부모가 같은 자녀에 대해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육아휴직 급여도 부모 모두에게 지급된다. 여기에 내년 1월 1일부터는 가족의 질병·사고·노령 또는 자녀 양육을 사유로 근로자가 연간 최대 10일의 휴가를 쓸 수 있는 가족돌봄휴가가 도입된다.

그럼에도 육아휴직 시 승진에 불이익을 주는 행태를 개선할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월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육아휴직자의 경험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쓴 여성 직장인 가운데 승진에서 차별을 당했다고 답한 비율은 39.3%에 달했다. 사내 평가에서 차별을 당했다고 답한 비율은 34.1%였고, 육아휴직을 쓴 남성의 경우 승진과 평가에서 차별을 당했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21.7%, 24.9%로, 여성보다는 낮았다.

워킹맘이 겪는 퇴사 압박도 문제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8일 발표한 '2019 한국 워킹맘 보고서'에 따르면 워킹맘 중 95%는 퇴사를 고민한 적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대 고비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였다. 전체 응답자의 75.1%는 '현재 다니는 직장에서 계속 일할 계획'이라고 답하며 일에 대한 의지는 강했지만, 본인을 위해 쓰는 여유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평균 1시간 51분에 불과했다. 이는 전업맘이 쓰는 3시간 50분의 절반 수준이다.

주 52시간제는 300인 미만 사업장에 계도기간을 부여하긴 했지만 어느 정도 강제성이 있는 법안인데, 이번 육아휴직 시행령은 무게감이 더욱 떨어진다. 사업주는 ▷근속 6개월 미만 근로자의 신청 ▷대체인력 채용 곤란 ▷정상적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 ▷단축 종료 후 2년 미만 경과 등의 사유가 있으면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도 각종 예외 사항에 계도기간을 1년 부여했는데 이번 육아휴직 시행령은 강제성이 더욱 떨어져 각종 편법이 기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행령을 의결해도 산업계가 전반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기업 분위기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IT 회사 남성 육아휴직자 나 모씨는 "올해 휴직을 6개월 연장했을 때 '퇴직서를 안내고 왜 휴직서를 냈냐?'고 장난스럽게 질문한 동료가 있었는데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며 "프랑스는 '아이는 국가가 키우는 것이다'라는 믿음 때문인지 출산율이 꽤 높은데 정부가 나서서 분위기 전환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같은 자녀에 대해선 부부의 동시 육아휴직을 제한할 수 있어 남성 육아휴직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육아휴직 여성의 육아 부담도 과도해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 개정으로 영유아에 대해 부모가 함께 육아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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