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더 버틸 힘이 없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노량진 학원가 ‘초토화’
[현장르포] “더 버틸 힘이 없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노량진 학원가 ‘초토화’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0.09.14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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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 인근 상가. [박성준 기자]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 인근 상가. [박성준 기자]

“한 순간에 인생이 바닥으로 떨어졌네요. 희망도 없고 너무 답답합니다.”

노량진에서 학원 강사로 일하던 김정한 씨(34)의 말이다. 동료 강사들이 하나 둘씩 해고당하는 것을 보며 항상 불안감에 시달려왔다는 김 씨.

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종종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해 왔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이후로 온라인 수업마저 못하게 된 상황이다.

학원이 경영악화로 강사를 해고해야 했기 때문이다. 학원 입장에서는 매출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줄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실제 13일 기자가 찾은 서울 노량진 학원가는 썰렁했다. 평소라면 공무원이나 고시 등 시험준비생들이 학원을 알아보기 위해 북적였어야 할 노량진은 생기를 잃은 모습이었다.

코로나 방역기준이 지난달 19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되면서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된 300인 이상 대형 학원들은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을 위해 좌석 중간을 띄어 놓은 학원의 모습. [박성준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을 위해 중간 자리의 착석을 금지한 학원의 모습. [박성준 기자]

노량진역 인근 학원과 상점 등은 그야말로 코로나19 날벼락을 맞았다. 노량진 대형 학원에서 근무하는 오지민 씨(32)는 “코로나 터지고 무급휴직까지 했다”며 “지금 상황이 지속될 것 같아서 빨리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한탄했다.

특히 경찰이나 소방 등 체력시험을 요구하는 학원은 온라인 강의로 선회하지도 못해 뾰족한 방법을 찾기도 어려운 상항이다.

공무원 체력학원을 운영 중인 박모 씨(42)는 “체력시험은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 때마다 타격이 너무 크다”며 “정부의 지원책이 있거나 코로나 사태가 빨리 끝나지 않으면 더는 생계유지가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량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변 상권에서도 한숨은 터져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영업을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노량진 내 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53)는 “학원이 문을 닫으면 손님들이 거의 없다”며 “할인이나 배달 등 어떤 방법을 써도 줄어든 매출을 회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휴원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은 채 굳게 닫힌 한 학원의 모습. [박성준 기자]
휴원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은 채 굳게 닫힌 한 학원의 모습. [박성준 기자]

오프라인 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없으면 자연스럽게 주변 상권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이날 찾은 노량진 학원가 인근 상가들 틈으로 아예 문을 닫아버린 곳도 눈에 띄었다.

가게를 열어 놓아도 매출이 없으니 영업을 중지한 것이다.

고깃집 사장 한모 씨(37)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끝날 때까지 영업을 중지하겠다”며 “이제는 체념했고, 집에서 푹 쉬면서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학생들이 주로 찾았던 PC방과 노래방 등에는 지자체의 집합금지명령 지침으로 휴업을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노량진 고시원에서 지내고 있는 위동호 씨(26)는 “학원도 못 가고 집에서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며 “공부하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코인노래방을 찾았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한국학원총연합회는 최근 학원가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특정 학원에서 발생한 사안만 갖고 학원 전체를 규제하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학원에 큰 고통을 주는 일”이라며 휴원 반대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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