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재택근무…원룸족 직장인 "벽간소음 등 고충도"
길어지는 재택근무…원룸족 직장인 "벽간소음 등 고충도"
  • 박예은 기자
  • 승인 2020.09.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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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출처=연합뉴스]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출처=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원룸 생활을 하는 일부 직장인들이 벽간 소음 등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가 일상화될 수 있어 재택근무에 따른 비용 부담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 벽간 소음에 배달음식비까지…재택근무에 골머리 앓는 청년들

공공기관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하는 대학생 김모(23)씨는 노원구의 5평 남짓한 원룸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2주일 전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이후 카페나 도서관에서 업무를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0일 김씨가 사는 원룸을 찾아가 보니 한 층에 네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있고 집 안에서 대화하는 소리가 복도까지 훤히 들릴 정도로 방음이 안 됐다.

김씨는 한 층에 원룸이 밀집해있는 탓에 벽간 소음이 심해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집콕족'이 늘다 보니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소음이 심하다"며 "옆집 주민이 (코로나19로) 친구를 초대해 술을 마실 때면 새벽 내내 괴성과 노랫소리에 시달려 제대로 잠들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국외대 인근에 사는 최민환(가명·25)씨도 고시원만한 4평짜리 원룸에서 재택근무를 한다. 침대와 냉장고, 책상이 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성인 한 명이 제대로 눕기에도 공간이 모자라다.

최씨는 "출·퇴근이 한 발자국 만에 이뤄질 정도로 침대와 책상 간 거리가 좁아 작업 공간과 생활 공간을 분리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추가로 드는 식비와 전기요금 등도 부담스럽다.

최씨는 "코로나19로 식당에 가는 것도 꺼려져 주로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곤 했는데 최소 주문금액을 맞춰야 하고 배달료까지 부담해야 하니 한 끼에 최소 1만5천원 정도는 쓰는 것 같다"며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회사에서 일할 때는 식대가 일부 제공되고 에어컨이 가동되니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었다"며 "재택근무를 시작하니 에어컨, 노트북 사용 증가로 전기요금도 많이 나와 (한 달) 생활비 지출이 20만원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 "노동자 재택근무 비용, 고용주 책임" 주장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더라도 재택근무가 일상화될 수 있는 만큼 재택근무로 늘어나는 전기요금, 식비 등을 기업이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많이 직원이 사무실을 비우는 만큼 기업들은 전기요금, 수도요금 등 관리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영 청년유니온 정책팀장은 "노동자가 재택근무를 하는 동안 전기요금이나 통신비 등을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며 "원룸에 사는 사회초년생일 경우 업무 공간과 생활 공간이 분리가 안 될 정도로 재택근무를 하는 공간이 협소해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 체제를 도입하는 취지는 좋지만 적절한 노동환경을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재택근무 시 발생하는 비용을 기업이 일부 책임져야 하는 건 맞지만 코로나19로 경제가 침체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실행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기업들도 코로나19로 고용인구를 줄여야 하는 처지에 놓이는 등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며 "노동자의 재택근무 환경을 개선해 줄 경제적 여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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