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자격시험 취소에 스펙도 못 쌓는다…얼어붙은 채용시장, 취준생들 ‘절망’
[코로나19] 자격시험 취소에 스펙도 못 쌓는다…얼어붙은 채용시장, 취준생들 ‘절망’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0.09.08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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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 중인 한 취준생의 모습 [박성준 기자]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 중인 한 취준생의 모습 [박성준 기자]

“더 늦어지면 아예 취업을 못하게 될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서울의 한 사립대를 졸업한 한민수 씨(30)는 공무원 시험을 포기하고 3년째 취업준비 중이다. 대학교 1학년부터 세웠던 공무원의 꿈을 접고 취업시장에 몸을 던졌지만 쉽지 않았다.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더불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인 것이 원인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취업난이 극심했지만 올해는 그보다 상황이 훨씬 악화된 것이다.

한 씨는 “뽑는 인원이 줄어드니까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며 “나이 많은 사람보다 젊은 사람이 취업에 유리해 나이 많은 저는 취업을 영영 못할까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기자가 만난 취업준비생들은 대부분 “채용시장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취업시장이 좋아질 가능성이 없다며 “좌절감이 든다” “의욕이 없다”는 말을 수시로 내뱉었다.

대학교 4학년 김예진 씨(24)는 “이렇게 취업이 안 될 줄 알았으면 스펙 쌓을 시간에 공무원 준비를 했겠다”며 “지금까지 달려온 인생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기업들은 당장 고용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중견기업 인사담당자는 “코로나19로 사업 실적이 떨어져 채용계획을 기존대로 실행할 수 없다”며 “인건비 절감을 위해 오히려 직원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규 채용이 아닌 인턴쉽 프로그램도 크게 줄었다.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을 앞둔 김모 씨(24)는 “전공 관련한 분야 아니어도 인턴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것마저 쉽지 않다”며 “요즘은 인턴이 아니라 ‘금턴’이라는 말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취업을 위한 ‘스펙’도 코로나19 시대에는 무의미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영어능력시험 등 자격시험이 연기되거나 취소됐기 때문이다.

토익 시험은 지난 2월 29일을 시작으로 연기 및 취소를 거듭했다. 7월엔 1년에 두 차례 치르는 일본어능력시험이 취소되기도 했다.

사람 간 접촉이 줄면서 스터디나 학원 같은 취업 준비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취업준비생은 그야말로 암흑과 같은 시기를 겪고 있다.

취업준비생 박지훈 씨(가명·28)는 “선배들을 만나 조언 듣는 것도 못 하고 지금 할 수 있는 건 집에서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 뿐”이라며 “그렇게 공부를 해도 자격증도 못 따니까 너무 답답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어렵게 취업을 해도 좌불안석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기업들이 직원 규모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예훈 씨(31)는 오랜 시간 준비해서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해고에 대한 불안감으로 잠을 못 이루고 있다.

그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줄 테니 나가주면 안 되겠냐는 권유를 받았다”며 “그 말 들은 뒤부터 잠이 안 온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같은 현실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올 상반기 채용 시장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 위축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취업포털 사람인에 올라온 채용공고 등록 건수를 비교해보면 올해 상반기는 전년 동기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30대 대기업 공개채용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8곳이 공채를 했지만, 올해는 11곳에 불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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