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이 짙은 난기류가 언제 걷힐지...막막하기만 합니다" 코로나 사태 '빈사상태'로 치닫는 항공계
[현장르포] "이 짙은 난기류가 언제 걷힐지...막막하기만 합니다" 코로나 사태 '빈사상태'로 치닫는 항공계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0.10.17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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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이후 한산한 김포공항 내부 모습. [박성준 기자]
코로나 사태 이후 한산한 김포공항 내부 모습. [박성준 기자]

“새벽 네 시에 일어나서 알바 뜁니다.” (A항공 승무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항공업계 종사자들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사 경영진과 직원들은 물론, 공항에 입점한 사업체, 항공사 납품업체 등 관련업계가 하루하루 '악몽'을 거듭하고 있다. 

16일 찾은 김포공항. 한눈에 봐도 한산하기 이를데 없는 분위기였다. 작년 이맘때 쯤 여행객 등으로 붐비던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됐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 대기하는 곳에는 승객보다 빈자리가 더 많았다.

김포공항 터미널 푸드코트에 입점한 네 곳 중 세 곳은 이미 폐점한 상태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손님이 줄자 임대료 등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푸드코트에서 주문 안내 아르바이트를 하는 임슬기 씨(23)는 “손님이 없어 얼마 전에 세 곳이나 폐업했다”며 “언제 다시 입점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곳은 원래 버스에 탑승하기 전 끼니를 해결하려는 터미널 승객들로 붐비는 곳이었지만 이날 푸드코드 내부에서 식사를 하는 손님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김포공항 터미널 푸드코트에 입점한 매장 네 곳 중 세 곳이 폐점한 상황이다. [박성준 기자]
김포공항 터미널 푸드코트에 입점한 매장 네 곳 중 세 곳이 폐점한 상황이다. [박성준 기자]

푸드코트 옆 카페에서 일하는 김수정 씨(22·가명)는 “터미널에 이렇게 사람이 없을 수 있는지 놀랍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쉴 틈 없이 계속 움직여야 할 만큼 바빴다”며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항공사가 직원들에 대해 무급 휴직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승무원들도 생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항공수요 격감으로 갑작스럽게 휴직을 하게 된 승무원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2개월째 새벽 네 시에 일어나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박지영 씨(30)는 “먹고살기 위해서는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며 “몸은 피곤하지만 아르바이트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어렵게 공부해서 안정된 직장에 취직했다고 생각했는데 미래가 너무 불안해진다”는 그는 "코로나 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더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박주은 씨(29)는 무급 휴직 기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알아봤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는 상황이다.

박 씨는 “한 달 동안 알바자리를 찾아봤는데 결국 찾지 못했다”며 “아르바이트마저 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 비참하다”고 토로했다.

푸드코트 내부 모습.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테이블이 비어 있다. [박성준 기자]
공항 푸드코트 내부 모습.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테이블이 비어 있다. [박성준 기자]

항공업계의 악몽이 지속되면서 일각에선 정부가 항공사가 받는 충격을 줄이고, 고용안정을 꾀하기 위해서는 추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정부는 항공기 취급업을 특별고용업으로 지정해 휴직수당의 90%까지 보전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 중이다.

또한 국책은행은 현재까지 대형항공사에 2조9000억원, LCC에는 3000억원 등 총 3조2000억원 규모를 지원했다.

산업은행이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도 받고 있지만, 당장 기금 지원 요건을 충족하는 항공사는 국내 1위 대형항공사 대한항공 정도만 꼽힌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의 지원으로는 고용안정을 담보할 수 없고, 주요국처럼 기업 대상의 보조금(subsidy) 지급 등 지원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은 각각 항공사 자산 대비 10%와 21% 수준으로 지원하는 것에 비해 한국의 지원 규모는 항공사 자산과 비교해 7.1%에 불과하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고용 시장이 경직돼 인력 감축이 쉽지 않고 (악재가 일어나면) 항공사가 충격을 다 흡수한다”라며 “긴급 융자 외에도 미국처럼 고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기업에 3개월 혹은 6개월 등 일정 기간 동안 보조금을 지원해 단기 충격은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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