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온라인강의로 대학생들 실종... 대학가 상권이 무너진다
[현장르포] 온라인강의로 대학생들 실종... 대학가 상권이 무너진다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0.10.15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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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찾은 신촌의 한 식당가. 점심시간이지만 손님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박성준 기자]
14일 찾은 신촌의 한 식당가. 점심시간이지만 손님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박성준 기자]

“다른 곳은 재난지원금 때문에 조금 숨통이 트였다는데 우리는 그런 것도 없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대학가 주변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찾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은 유난히 한산했다. 연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등 대학들이 밀집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거리풍경이 달라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다.

게다가 대학들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해서 대학생들의 수요가 줄어들었다.

신촌역 인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박준후 씨(37)는 “여기 근처 대학생들이 아니더라도 원래 사람들이 많이 찾지만 온라인 개강이 매출 감소에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화장품 매장에서 일하는 A 씨(31)는 “코로나19 때문에 신촌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며 “온라인 개강 때문에 인근 대학생들마저 없어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한 학기를 전체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촌에 위치한 한 대형카페. 손님이 많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다. [박성준 기자]
신촌에 위치한 한 대형카페. 손님이 많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다. [박성준 기자]

대학교가 정상적으로 개강하면 대학생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그런 희망마저 꺾인 상황이다.

한식집을 운영하는 오주영 씨(48)는 “학교가 문을 열면 대학생들이 하루에 몇 명이라도 찾아오지 않겠냐”며 “이제는 아예 체념을 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신촌거리의 주요 소비층은 젊은 학생들이기 때문에 재난지원금으로 인한 매출 상승 효과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년 째 혼자 옷가게를 운영 중이라는 박모 씨(34)는 “재난지원금으로 소비하는 분들은 간혹 계실 뿐”이라며 “대부분 부모님이 재난지원금을 소비하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쓰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바로 옆 가판대에서 잡화를 판매하는 김모 씨(39)는 “다들 재난지원금이 효과가 있다고는 하는데 저는 크게 체감하지 못했다”며 “재난지원금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 보다 재난지원금을 받았다는 자체가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날 쇼핑을 하기 위해 신촌을 찾은 대학생 박지숙 씨(24)는 재난지원금을 소비했냐는 질문에 “부모님이랑 같이 살기 때문에 아버지 카드로 받았다”며 “가족끼리 고기를 사서 구워먹는 데 썼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전국적으로 상권의 분위기는 지속적으로 침체되고 있다. 업종을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상가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카페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근로자 B 씨(21)는 “아르바이트가 4명이나 될 정도로 카페가 큰데 손님이 많지 않아서 할 일이 없다”며 “조만간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어버릴까 겁이 난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소비 형태와 신촌 상권 성격이 맞물리지 않는 것도 상인들의 한숨을 늘게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사용 용도로는 농식품 구매(36.6%)가 가장 많았다. 이어 외식·배달(22.9%), 공산품(10.7%), 의료비(10.9%), 문화생활(7.2%), 교육비(6.1%), 기타(3.7%) 순으로 나타났다.

상황을 종합하면 20~30대들에게 특색 있고 이들 인파가 가장 많이 찾는 상권이 코로나19 여파와 재난지원금 소비 형태를 비껴가면서, 상인들의 한숨이 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는 홍대 특유의 상권으로 인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체감 정도는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상권분석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임대료와 권리금이 책정돼 있어 소자본 자영업자들 한숨이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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