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코로나19에 원룸촌 텅텅 비었다…임대업자들 “하루하루가 절망스러워요”
[현장르포] 코로나19에 원룸촌 텅텅 비었다…임대업자들 “하루하루가 절망스러워요”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0.06.29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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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찾은 홍익대학교 인근의 원룸촌의 모습이다. [박성준 기자]
이날 찾은 홍익대학교 인근 원룸촌의 모습이다. [박성준 기자]

“퇴직금이랑 대출금 모아 시작했는데 앞날이 막막합니다.”

28일 오후 홍익대학교 인근 원룸촌에서 만난 임대업자 임정숙 씨(67)의 말이다.

그는 20년 넘게 일하던 직장에서 퇴직한 후 퇴직금과 대출금을 합쳐 임대업을 시작했지만 암울한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학들이 온라인 개강으로 전환하면서 학생들에 대한 수요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

“한 평생 공장에서 일하다가 이제야 그만 두고 노후 준비를 해보려고 임대업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노후 준비는커녕 빚만 쌓이게 생겼어요. 요즘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습니다.”

임 씨의 가구 수는 모두 20채 정도다. 그 중 절반 가까이 수 개월째 비어 있다. 비통한 마음에 부동산을 찾아갔지만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만 듣고 왔을 뿐이다.

상황이 이러니 울며 겨자 먹기로 임대료를 내렸지만 그래도 여전히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임 씨는 “방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너무 없다 보니까 방값을 절반 가까이 내렸다”며 “그래도 빈 방이 채워지는 것은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냐”라며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절대 여기(임대업)에는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룸촌에 있는 셀프 세탁방. 이용하는 손님이 없어 텅 빈 모습이다. [박성준 기자]
원룸촌에 있는 셀프 세탁방. 이용하는 손님이 없어 텅 빈 모습이다. [박성준 기자]

서울 뿐만 아니라 경기권 대학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신대학교 인근에서 임대업을 운영 중인 김유석 씨(69)는 “10년 가까이 일하면서 지금과 같이 어려운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비어 있는 주택은 물론이고 기존에 계약했던 학생들마저 환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심 씨의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대학 수업을 이어가자 학생들이 계약한 원룸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김 씨는 “학생들이 원룸에 안 들어오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에 들어와 있던 학생들마저 방을 안 썼으니 환불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계약한 금액을 환불해주기 힘든데 그렇다고 안 해주기도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역세권’ 일대 원룸촌도 공실 사태를 겪고 있다. 수원역은 교통 요충지로서 수요가 꾸준했지만 코로나19 불황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코로나19 확산세 여파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 감소 등으로 임차인이 급격히 줄었다는 게 공인중개사 A 씨의 얘기다.

그는 “새로 지은 오피스텔도 임차인이 없어서 임대료를 한참 낮춰서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마 이러한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은행권 여신에서 한몫했던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6·17 부동산 대책의 핵심 규제가 됐다.

금융위원회는 감독규정을 개정하고 행정지도를 거쳐 내달부터 주택매매·임대사업자에 대한 주담대를 국내 모든 지역에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연초부터 금융이 실물경제로 가야 한다며 가계 주택담보·신용 대출보다 중소기업 위주로 자금이 흘러가도록 압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이런 기조는 더욱 확산했다.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임대업을 통해 우회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심사에서 제외했다”며 “법인의 주택구매 규제로 관련 투자는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원룸임대 [박성준 기자]
원룸임대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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