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경영] 영국 철도 프로젝트에서 글로벌 '빅3'를 제친 히타치의 전략
[역발상 경영] 영국 철도 프로젝트에서 글로벌 '빅3'를 제친 히타치의 전략
  • 소재연 기자
  • 승인 2021.01.14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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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철도업계는 일본과는 양상이 전혀 다르다. 먼저 자국의 차량 업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히타치의 경쟁업체는 ‘빅 쓰리’라고 불리는 붐바디어, 지멘스, 알스톰 3사였다. 당시 이 3사가 세계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철도 사업의 구조도 완전히 달랐다. 일본에서는 철도업체가 인프라를 갖춘 후에 차량을 맡아서 운행도 하고 있었는데 영국에서는 레일과 역사를 네트워크 레일이라는 국영기업이 보유하고 운행 업무는 다른 민간 기업이 운행하고 있었다.

히타치는 당초 이런 비즈니스 관례의 차이에 직면해서 두 번이나 수주 기회를 놓쳤다. 일본의 철도 기술에 대한 신뢰는 두터웠다.

그러나 영국의 오래된 인프라에서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을지 어떨지 리스크가 컸고 그런 점에서 ‘히타치의 차량은 페이퍼 트레인’이라는 야유를 받기도 했다.

히타치는 영국의 리스 회사와 협력해 2003년부터 1년 반에 걸쳐 자사 부담의 시험열차를 영국 전역에 걸쳐 시험 주행했다. 시험열차는 무사고, 무고장으로 완주했고 히타치는 한층 자신감을 얻었다.

차량의 규격 차이에도 대응해야 했다. 일본에서는 안전은 차량 뿐 아니라 신호 등의 보안장치를 포함한 시스템으로 담보한다는 사고방식이 있었는데 특히 고속철도는 전용선에서 주행함으로써 충돌 위험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었다.

한편 유럽에서는 고속철도에도 건널목이 존재하고 충돌의 위험성이 제로가 아니기 때문에 차량에 요구되는 강도가 전혀 다르다.

일본에서 사용되는 차량을 가지고 오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아서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만 했다.

규격에 합치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방대한 양의 문서도 필요하다. 그를 위해서는 정부와 리스 회사, 업체는 각각 컨설턴트를 고용한다.

업체의 컨설턴트가 서류를 작성하고 리스 회가의 컨설턴트가 점검하고 그것을 정부의 컨설턴트가 점검하는 구조이다. 히타치도 방대한 서류작성을 위해 컨설턴트를 고용해서 준비를 진행했다.

제안서를 제출하고 나서 1년이 지난 2004년 10월, 히타치는 우선교섭권을 획득했다. 그로부터 계약서 작성에 임해서 2005년 6월, 일본의 업체로는 처음으로 영국에서의 철도 차량 수주에 성공했다.

그리고 4년 후인 2009년 6월, 정식운행 예정보다 반년이나 빨리 영업운전을 실현해 관계자를 놀라게 했다. ‘클래스395’가 일본제 철도 차량으로 최초로 영국의 선로를 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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