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경영학] 매뉴얼만 지켜서는 안 돼… 다양한 형태 협상 전략 수립해야
[실패의 경영학] 매뉴얼만 지켜서는 안 돼… 다양한 형태 협상 전략 수립해야
  • 박성준 기자
  • 승인 2020.10.15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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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즈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통신 기업으로 미국 동부의 대표적인 통신업체다. 그런데 최근에 버라이즌이 노사 대립으로 창업 이래 최대의 사내 갈등을 겪고 있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팽팽하게 대립된 양자의 협상안은 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10개월에 걸친 파업으로 이어졌다. 노조는 협상 결렬을 이유로 파업을 결정하면서 자신들이 최대한 노력을 했지만 회사가 공정한 계약 체결을 위한 진지한 협상을 거부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처럼 양측이 서로에게 협상 결렬의 책임을 떠넘기는 가운데 파업은 10개월이나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노조와 회사 모두를 비판하는 여론이 형성됐고 기업이미지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회사와 노조의 협상이 결렬됐다 해도 파업이 10개월이나 진행되는 상황을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었을까.

협상 전문가들은 회사가 협상 준비 단계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지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조직을 등에 업은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끌려다녔다고 분석한다.

내막을 보면 무리한 요구를 해 오는 노조에게 끌려 다닐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버라이즌은 왜 협상의 주도권을 빼앗긴 것일까. 문제는 노사 협상 대응 매뉴얼에만 의존해 협상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협상 준비 단계에 중점을 두는 기업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 중의 하나가 바로 협상 매뉴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협상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협상 상대방과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한 후 상대방의 특성에 맞춰 유연하게 설득의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노사관계나 계약처럼 빈번하게 일어나는 협상의 경우 기업 입장에서 일일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매뉴얼을 만들어 위기 상황에 대처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협상 과정에서 스스로가 범할 수도 있는 실수에 미리 대비하고 협상을 하는 인적자원이 도중에 대체되더라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 매뉴얼이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마치 지켜야만 하는 절대적인 원칙으로 여겨지면 유연한 협상의 진행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버라이즌의 경우도 매뉴얼이 노사 협상 과정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협상 전략을 만들어 내는 데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따라서 매뉴얼이 협상을 할 때 위기대응을 위해 마련한 다양한 형태의 협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방해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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