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테라포밍] 가진 게 없으나 모든 것을 다 가진 자 VS. 네 것이 맞냐?
[메타 테라포밍] 가진 게 없으나 모든 것을 다 가진 자 VS. 네 것이 맞냐?
  • 최현규 기자
  • 승인 2021.06.10 2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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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테라포밍 @MetaverseNews DB
메타 테라포밍 @MetaverseNews DB

메타버스는 대부분 디지털 환경으로 구현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메타버스 안에서 우리가 생성하는 수많은 정보, 갖고 있는 아이템 등은 모두 디지털 데이터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런 데이터는 누구의 소유일까요? 메타버스는 특정 기업이 소유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내가 활동하며 내가 만든 데이터이니 내 것이 맞을까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특수한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메타버스에서 생성된 데이터는 내 것이 아닙니다.

라이프로깅 세계, 소셜미디어의 상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세계 인구의 1/3 정도가 하나 이상의 소셜미디어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일상, 생각을 글과 사진으로 올립니다.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과 사진은 올리는 순간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의 소유가 됩니다.

내가 올린 글과 시진인데 이상한가요? 대다수 소셜미디어 플랫폼 가입 시 동의하는 약관에는 사용자가 올린 글, 사진의 사용, 재사용, 라이선스 권한 등을 플랫폼 사업자가 갖는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내가 올린 글, 사진을 내가 지우거나 변경할 수 있으나, 내 권리는 거기까지입니다. 내가 글, 사진을 삭제해도 플랫폼 사업자가 가졌던 권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내가 계정을 삭제해도 그전까지 내가 올린 글, 사진을 플랫폼 사업자가 갖습니다.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도 상황에는 별 변화가 없습니다. 많은 국가에서 유족에게 사망자의 계정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어서, 유족이 사망자가 남긴 내용을 삭제할 수 있으나, 플랫폼 사업자가 백업하거나 다른 이가 공유해간 데이터까지 다 지우기는 어렵습니다.

가상 세계 메타버스에서의 소유권 문제는 게임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게임 속에서 사람들은 아이템을 소유하고,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켜갑니다. 그러면 게임에서 내가 가진 칼, 총, 갑옷, 장신구 등의 아이템은 누구의 소유일까요? 현행법으로 게임에서 내가 사용하는 아이템의 법적 소유권은 내가 아닌 게임회사에 있습니다.

정확히 따지자면, 게임회사도 그 아이템을 소유한 것은 아닙니다. 뒷부분에서 다시 얘기하겠으나 게임 아이템은 재화가 아니기 때문에 게임회사는 그 아이템에 대한 저작권을 갖고 있을 뿐입니다. 게임 사용자는 단지 비용을 지불하고 아이템에 대한 사용권을 구입한 것입니다. 게임회사들은 가입 시 제공하는 길고 긴 약관에 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모 게임회사의 약관에는 ‘회사는 서비스와 관련해 회원에게 회사가 정한 이용 조건에 따라 게임이나 캐릭터, 게임 아이템, 게임머니, 사이버 포인트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만을 부여하며 회원은 이를 유상 양도, 판매, 담보 제공 등의 처분행위를 할 수 없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결국, 게임에서 내가 갖고 있는 아이템이지만, 법적으로 보면 사유 재산으로 인정받지는 못합니다. 기본적으로 게임 속 아이템은 재물로 인정이 안 되기에 소유권 자체가 보장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재물이 아니다 보니 게임 아이템과 관련되어 문제가 생겨도 절도죄, 손괴죄, 횡령죄 등이 아예 성립되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게임 사용자의 아이디로 몰래 접속해서 아이템을 자신의 계정으로 옮긴 경우, 이는 사기죄에 해당합니다. 재물은 아니지만 재산상 이익이 있음은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게임 아이템에 대한 개인의 소유권을 인정하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생깁니다. 첫째, 게임회사가 기존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새로운 아이템을 선보일 경우 개인이 소유한 아이템의 가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게임회사가 개인들에게 사전에 동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둘째,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지 못하게 됩니다. 서비스를 종료하는 순간 개인이 소유권을 가진 아이템을 쓰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서비스를 종료하려면, 개인이 소유한 아이템을 게임회사가 비용을 지불하고 모두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게임 아이템을 돈으로 사고파는 경우가 뉴스에 많이 보도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국내 게임회사들은 게임에서 개인이 갖고 있는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고파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행위를 나라에서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니어서, 적발이 되어도 법적인 처벌을 받는 게 아니라, 게임회사에서 정한 규정에 따라 한동안 계정이 정지되거나 하는 등의 가벼운 처벌을 받습니다. 게임회사가 아이템 현금거래를 금지하고 있으나, 게임 아이템을 거래하는 국내 시장규모는 연간 최소 1조 5천억 원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한편으로는 게임회사가 약관으로는 아이템 현금거래를 금지하고 있으나, 아이템 거래가 활성화되면 게임 사용자가 더 증가하게 된, 이를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게임의 아이템은 어차피 모두 게임회사의 소유물인데, 사용자들이 서로 사고파는 것을 게임회사에서 굳이 나서서 막을 필요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게임에서의 소유권 상황은 다른 종류의 가상 세계 메타버스에서도 비슷합니다. 앞서 설명했던 업랜드와 같이 블록체인으로 사용자의 소유권을 보장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으나,

아직 일반화된 상황은 아닙니다. 업랜드는 사용자가 보유한 자산(토지 증서)과 UPX(업랜드의 가상 화폐)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며, 사용자의 소유권을 보장해 주려 하지만, 이런 시도가 메타버스에서 일반화될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도움말씀=포스코경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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