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테라포밍] 도피인가? 도전인가?
[메타 테라포밍] 도피인가? 도전인가?
  • 최현규 기자
  • 승인 2021.06.10 22: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타 테라포밍 @MetaverseNews DB
메타 테라포밍 @MetaverseNews DB

메타버스와 현실 세계는 보상이라는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버드대 캐스 선스타인 교수팀이 진행한 보상 관련 실험을 살펴봅시다. 실험을 과제와 보상을 세 가지 형태로 다르게 지급하는 것이었습니다. 1번은 과제에 성공하면 보수를 지급하는 방식이고, 2번은 보수를 먼저 지급한 후 과제를 제시하고, 과제 수행에 실패하면 보수를 다시 빼앗는 방식이었습니다. 3번은 과제 수행에 성공해도 아무런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방식이었습니다. 어떤 경우에 피실험자의 만족도, 성과가 가장 좋았을까요? 1번의 경우가 가장 높았고, 2번의 경우가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아무것도 주지 않은 3번 보다 2번이 더 낮게 나온 점이 특이합니다. 그만큼 우리는 무언가를 빼앗기는 상황을 불편해합니다.

현실 세계에서 우리가 마주치는 상황들은 1~3번 중 무엇이 많을까요? 시험지를 채점하는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문항 당 5점씩 총 20문제의 문제를 풀었습니다. 여기서 2문제를 틀렸다면 몇 점이 되나요? 답은 당연히 90점입니다.

어떻게 계산을 하셨나요? 0점+5점*18문제=90점, 또는 100점-5점*2문제=90점, 이중 머릿속에 어떤 공식이 나타나셨나요? 전자로 하셨다면 실험의 1번 상황이며, 후자로 하셨다면 2번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2번으로 계산을 합니다. 그런 이들은 내가 맞춘 열여덟 문제보다 내가 틀린 두 문제 때문에 상처를 받습니다. 그래서 시험을 보면 점수가 괜찮은 편인데도 힘들어합니다. 교통법규를 잘 지켜도 특별한 보상은 없으나, 반대로 신호를 위반하면 벌금 고지서가 날라 옵니다. 이 역시 2번 상황입니다.

인간의 뇌는 보상과 처벌에 서로 다르게 반응합니다. 보상을 받으면 보상중추인 측좌핵이 활성화되어 기쁨을 느끼고, 처벌을 받으면 통증을 담당하는 뇌섬엽이 활성화되어 고통을 느낍니다. 동일한 크기의 보상과 처벌로 실험을 해보면, 예를 들어 10만 원의 보너스를 주거나 10만 원의 벌금을 징수하는 경우를 보면, 인간은 벌금에 대해 2배 강하게 반응합니다. 10만 원을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잠시 후 10만 원을 공짜로 받아도, ‘-10만 원+10만 원=0’이런 느낌이 아니라 ‘-10만 원*2+10만 원=-10만 원’처럼 느낀다는 의미입니다.

대부분 메타버스의 시스템은 벌금, 처벌, 비난 등의 ‘빼기’가 아닌 상금, 레벨업, 축하 등의 ‘더하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세계의 상호작용을 좋아합니다. 빼기 구조인 현실 세계를 더하기로 바꾸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현실 세계의 구조와 비슷하게 메타버스 세계를 빼기로 바꾸는 게 좋을까요? 빼기가 싫어서 더하기를 찾아 도피를 했다고 보기에는 현실 세계에 지나치게 많은 빼기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더하기가 많은 메타버스 세계에서 더 많은 도전을 꿈꿉니다. 빼기보다는 더하기를 중심으로 탐험하고, 소통하고, 성취하고자 합니다.

현실 세계에서 무언가 실패하면, 실패에 따라오는 빼기가 우리를 깊은 좌절에 빠지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망치거나 낮은 성적을 받으면, 보너스가 깎이거나 부모님이 던지는 비난을 견뎌야 합니다.

반면에 메타버스에서는 무언가를 실패해도 빼기를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 번 더 해보라고 부추깁니다. 그 상황에서 실패에 대한 경험을 우리게 오히려 더 강력한 도전 동기를 제공합니다. 이를 좌절 효과(frustration effect)라 합니다.

현실 세계와 메타버스, 이 둘 모두는 우리에게 좌절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도전의 세계여야 합니다.

[도움말씀=포스코경영연구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