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테라포밍] 하버드보다 입학하기 어려운 대학: 미네르바스쿨
[메타 테라포밍] 하버드보다 입학하기 어려운 대학: 미네르바스쿨
  • 최현규 기자
  • 승인 2021.06.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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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규 기자
메타 테라포밍 @MetaverseNews DB

미네르바스쿨(Minerva School)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대학입니다.

본부라고 표현한 이유는 운동장, 거대한 도서관, 강의실 등의 많은 건물을 갖춘 기존 대학들과는 달리 오프라인 시설을 최소화하면서 온라인 중심으로 운영하는 대학이기 때문입니다. 미네르바스쿨은 한 번에 200명 정도를 선발하는데, 전교생의 30% 정도가 아시아권 학생이라고 합니다.

국내 여러 언론에서 미네르바스쿨이 서울대, 하버드대보다 입학이 어렵다고 보도했는데, 미네르바스쿨의 합격률을 2%정도 수준으로 4~7%의 합격률을 보이는 하버드대, MIT등 보다 늦은 편입니다.

미네르바스쿨은 2013년에 설립되었고, 2014년에 첫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수업방식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교수와의 대면이 전혀 없지는 않으나, 모든 수업을 비대면 실시간 원격 강의로 진행합니다. 학생들을 한곳에 모여서 강의를 듣지 않습니다. 수업 시간이 되면 각자 편한 곳에서 인터넷을 통해 수업에 접속합니다. 수업에서 교수는 일방적으로 강의하지 않습니다. 평균적으로 교수의 발언 시간은 수업 시간의 15%를 넘지 않습니다. 수업의 핵심은 학생들이 각자 학습한 주제를 놓고 벌이는 토론입니다. 이를 위해 미네르바스쿨의 학생들은 교수가 제시한 여러 자료를 미리 읽고 준비한 후 수업에 들어와야 합니다. 교수는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보다는 학생들의 의견 제시를 촉진하고 조정하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에 가깝습니다.

물론, 단순히 토론을 중재하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어서, 교수들은 수업하는 주제 영역에 있어서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갖고 있습니다. 온라인 학습 플랫폼의 기능을 활용해서, 교수는 수업 중 누가 발언을 적게 하는지 쉽게 파악하고 발언 기회를 균등하게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또한 학습 플랫폼에서는 학생이 수업 중에 다른 화면을 보는 것도 자동으로 체크합니다. 이런 수업 구조는 마치 학생 모두가 교수 바로 옆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미네르바스쿨의 원격 수업 플랫폼에서는 한 번에 최대 40명까지 수업에 참여가 가능하지만,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실제로는 16명 이하로 수업 인원을 제한한다고 합니다.

둘째, 학생들은 대학 재학 기간 동안 미국, 한국, 인도, 독일, 아르헨티나, 영국, 대만, 이렇게 7개 국가의 호텔을 기숙사로 사용하여 이동하면서 생활합니다. 수업에서 학습한 내용을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적용할지를 문화권이 다른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실습을 통해 깊게 생각하는 기회입니다. 이때 수행하는 과제를 LBA(Location Based Assignment), 지역기반 과제라고 합니다.

미네르바스쿨은 학교가 가진 여러 기업, 조직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학생들이 여러 국가의 현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합니다. 대학이 외부 프로젝트를 받아오고, 학생들이 그 업무를 처리하는 연구원처럼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코로나19 이후로 여러 국가의 오프라인 대학들이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원격 수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혼선을 겪었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수업을 운영해온 미네르바스쿨은 별다른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자체 온라인 플랫폼으로 학습을 이어왔고, 방역 조치로 인해 오프라인 프로젝트 수행이 어려워진 국가에서는 온 · 오프라인을 연동한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대응했습니다.

미네르바스쿨은 거대한 캠퍼스를 가진 대학의 장점을 거울 세계에 잘 투영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대학의 효율성과 확장성을 높였습니다. 어떤 부분이 현실 세계의 기존 대학과 같거나 다른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효율성 부분입니다. 수업 커리큘럼이 있고, 정해진 시간에 교수와 학생이 만나서 공부하는 방식은 기존 대학과 같습니다.

그런데 수업을 모두 원격 온라인으로 전환하여, 시간 활용의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기존 대학의 운영비용 중 상당 부분은 건물과 시설을 보유하고 유지하는 데 사용되는데, 이러한 비용을 대폭 절감했습니다. 일반 대학의 공간은 학기 중에도 가동률이 100%에 가까운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또한 일년의 1/3에 가까운 방학 기간 중에는 활용하지 않으면서 관리 비용만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둘째, 확장성입니다. 학생들이 물리적 강의실에 모이지는 않으나, 온라인 플랫폼의 자동화된 기능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수업 집중도와 참여율을 높였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자동으로 학생들의 발언 비율, 타 화면 조회도 등의 정보를 생성하여 교수에게 제공하며, 소그룹 토론을 자유롭게 운영하는 구조로 교수 입장에서 수업 운영의 확장성을 높였습니다. 또한 세계 여러 국가를 오가면서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여러 기업의 실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회를 주는 것도 학생들의 배움을 확장한 셈입니다.

미네르바스쿨이 온라인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기존 사이버 대학이나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인터넷을 활용해 원격으로 학습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오히려 다른 부분이 더 많습니다. 사이버 대학이나 MOOC의 수업을 대부분 사전에 강의 영상을 녹화해서 플랫폼에 올려두면, 학생이 원하는 시간에 접속해서 혼자 시청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에서는 교수의 설명이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구조여서 중간에 잘 듣고 있는지, 이해는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우며, 강의 도중에 교수에게 질문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수업에 관한 질문, 토론을 주로 온라인 텍스트 게시판에서 진행하는데, 학생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수단이 부족하여, MOOC에서 운영하는 대부분 강좌에서 수강생 수에 비해 학생의 질문과 토론은 몹시 적은 편입니다.

일례로 MOOC플랫폼 코세라(Coursera)에서 운영하는 어떤 강좌는 누적 수강생 수가 10만 명이 넘지만, 등록된 질문과 토론 수는 300개에 불과합니다. 이런 수치는 대학의 한 강좌를 50명 정도로 볼 때 질문이나 토론이 0.15개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사이버 대학의 경우는 정규 학위과정이고 MOOC에 비해 교수, 조교의 수업관리가 체계적이지만, 미네르바스쿨과 같이 실시간 기반의 상호작용 수업에서보다는 학생 간 교수와 학생 간 질문과 토론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입니다. 또한, 이론 수업과 토론에서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현실 세계의 개방형 문제, 즉 답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 문제를 실제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한다는 점에서 학습한 내용의 이해력과 응용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입니다.

미네르바스쿨은 거대한 캠퍼스를 가진 대학을 거울 세계로 옮겨놓으면서 수업 운영비용을 낮추고, 학습 효율을 높였으며, 교수에게는 수업 운영의 확장성을 주고 학생에게는 실무 기반 학습의 확장성을 주었습니다. 미네르바스쿨의 교육 방식이 절대적으로 옳거나, 유일한 정답은 아닙니다. 그러나 언택트가 보편화되는 환경에서 미래 교육을 고민 중인 교육 기관, 기업이라면 꼭 눈여겨봐야 할 사례입니다.

[도움말씀=포스코경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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