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테라포밍] 요리 안하는 식당: 배달의 민족
[메타 테라포밍] 요리 안하는 식당: 배달의 민족
  • 최현규 기자
  • 승인 2021.06.10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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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테라포밍 @MetaverseNews DB
메타 테라포밍 @MetaverseNews DB

배달의 민족은 우아한형제들에서 운영하는 음식 배달 서비스입니다. 2010년 6월에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서비스 시작 후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로 인해 적자를 기록했으나, 2016년부터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음식 배달 앱 시장점유율에서 50%를 넘겨서, 경쟁 서비스인 요기요, 배달통 등을 크게 앞지르고 있습니다. 국내 음식 배달서비스를 배달의 민족이 반독점 하는 상황입니다.

배달의 민족은 예전부터 전화배달을 많이 해서 중국 음식, 패스트푸드, 족발, 보쌈 등을 초기 배달 아이템으로 시작했으며, 2015년부터는 배달 음식이라고 여겨지지 않았던 파스타, 초밥, 커피, 한정식 등까지 배민라이더스는 프리미엄 배달 서비스를 통해 배달 배상 아이템에 포함시켰습니다. 그 후 반찬,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기본 생필품까지 추가하여 배달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기본적으로 앞서 설명한 에어비앤비와 유사하게 보입니다. 에어비앤비가 직접 아파트, 호텔 등의 숙박시설을 보유하지 않고, 기존에 그런 시설을 보유한 사람과 그런 시설에 묵을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방식이라면, 배달의 민족은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와 배달 음식을 원하는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방식입니다.

거울 세계에 만들어진 배달의 민족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의 식당 시스템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대표적인 부분이 공유주방의 등장입니다.

공유주방은 말 그대로 여러 식당이 하나의 주방을 공유한다는 개념입니다. 전통적인 식당 사업 방식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주인이 서로 다른 치킨집과 족발집이 주방을 공유하거나 빌려 쓰는 상황, 이상하지 않은가요? 그런데 음식 배달 메타버스가 커지면서, 고객이 앉아서 식사하는 공간을 아예 없애고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업자를 위해 공유 오피스처럼 여러 개의 주방을 만들어 놓고 주방만 빌려주는 방식으로 공유하는 곳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 8월을 기준으로 상위 6개 공유주방 사업자인 위쿡, 고스트키친, 공유주방1번가, 배민키친, 영영키친, 먼스리키친이 오픈한 공유주방 점포 수는 2019년 11월에 비해 72%나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식당 폐업률이 급증하는 상황과 대비되고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 에어비앤비 등과 같이 현실 세계를 거울 세계에서 중개하는 사업 모델에서 고객들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후기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거울 세계가 제공하는 후기, 평점 정보는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은 확장된 정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후기, 평점 정보에 관해서 끊임없이 조작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배달 메타버스를 운영하는 사업자가 고객이 쓴 불만 글을 일부러 숨겨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은 사례가 있으며, 식당들로부터 돈을 받고 가짜 후기를 써주는 대행업체들까지 생겨서 배달의 민족 측이 경찰에 고발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운영자 입장에서는 내가 운영하는 거울 세계 메타버스의 전체 경제 규모가 더 커지길 바라는 욕심으로, 참여하는 사업자(배달의 민족에 입점한 식당들) 입장에서는 내 업소가 거울 세계 메타버스 안에서 다른 업소보다 더 앞서갔으면 하는 욕심이 있어서 이런 잡음이 지속됩니다. 그만큼 후기, 평점 등의 정보가 거울 세계의 확장성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거울 세계에 입점한 사업자, 사용하는 고객들이 지불해야 할 추가 비용에 관한 논란도 많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음식 카테고리별로 자신의 식당을 상단에 노출하는 광고를 유료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광고를 게재하는 알고리즘과 광고비를 이리저리 바꾼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식당 주인은 배달의 민족에 어느 정도 비용을 지불해야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배달의 민족을 통해 음식을 배달시키면서 배달료 이외에 별도 비용을 내지는 않으나, 식당 주인이 지불해야 하는 광고비가 결국에는 소비자의 음식값에 포함되는 셈이어서, 소비자가 배달의 민족 메타버스 무료로 사용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즉, 식당 주인과 소비자, 양측이 이 메타버스에 돈을 내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논리입니다. 배달의 민족이라는 음식배달 메타버스를 통해 식당 주인과 소비자 모두가 만족감을 얻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양측이 이 메타버스를 통해 얻는 이득이 추가적으로 지불하는 비용에 비해 더 가치가 있는가입니다. 가치가 있으니 이런 서비스가 멈추지 않고 작동되는게 아니냐는 반문할 수 있으나, 꼭 그렇게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종류의 거울 세계 메타버스는 메타버스에서 사업할 업주, 고객들의 규모가 일정 수준으로 커질 때까지는 비용을 적게 받고, 반대로 마케팅 비용을 많이 지출합니다. 그러다가 업주와 고객 규모가 충분해지면 비용을 높이는 방식을 택합니다. 메타버스의 경제 규모가 충분히 커졌다는 의미는 업주와 고객, 양측 모두가 이미 그 메타버스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락인(lock-in)상태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런 락인 효과를 맹신해서 메타버스의 경제 구조, 업주와 고객이 지불한 비용 등을 마음대로 주무르다가는 메타버스 전체가 붕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업주와 고객이 없다면, 거울 세계 메타버스는 도로만 깔린 텅 빈 세상과 다를 바 없으니까요.

[도움말씀=포스코경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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