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혁명] ‘인간극장’에서부터 ‘나 혼자 산다’까지
[메타버스 혁명] ‘인간극장’에서부터 ‘나 혼자 산다’까지
  • 이가영 기자
  • 승인 2021.06.10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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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혁명 @MetaverseNews DB
메타버스 혁명 @MetaverseNews DB

급변하는 대중의 입맛에 맞춰 TV프로그램의 수명 주기가 몇 개월로 짧아진 세상에서 20년째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KBS에서 방영하는 인간극장은 2000년 5월 1일 첫 방송 이래 20년 넘게 이야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방송사에서 공지한 프로그램의 제작 의도는 이렇습니다.

“드라마 같은 삶의 무대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비롯한 치열의 삶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프로그램, 보통 사람들의 실제 삶을 밀착 취재하여 제작한 휴먼다큐 프로그램, 타인의 삶에 대한 공감의 폭을 넓히고,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줌.”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매우 잘 보여주는 설명입니다. 등장인물은 보통 사람과 특별한 사람(연예인, 정치인의 유명인)이며, 다루는 내용은 그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이고, 타인의 삶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을 목표로 한 콘텐츠입니다.

인간극장을 시청하셨다면, 이 프로그램이 다큐멘터리와 예능 프로그램 중 어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나요? 화려한 자막과 효과음으로 콘텐츠 전체를 도배하는 요즘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대화 전달이 잘 안 되는 부분에만 자막을 사용하고 효과음을 넣지 않는 편집 특성은 다큐멘터리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다큐멘터리처럼 주제 의식이 뚜렷하거나, 내용을 분석하고 정리해서 보여주는 방식도 아닙니다. 인간극장은 라이프로깅 방송 프로그램의 문법으로 보여준 예입니다. 메타버스 방식이 아니어서 라이프로그를 제공하는 사람과 그 로그를 보는 이들이 서로 소통할 수는 없지만요.

2013년부터 7년째 방영 중인 MBC의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유명인을 주인공으로 한 인간극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극장이 예능과 다큐멘터리의 양쪽 문법에서 모두 벗어났다면, 나 혼자 산다는 예능 프로그램의 문법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효과음, 화려한 자막, 출연진들끼리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이벤트 등이 그렇습니다. 나 혼자 산다는 주기적으로 PPL(Product Placement Advertisement, 방송 프로그램에 특성 기업의 협찬을 대가로 그 기업의 브랜드를 노출하거나 상품을 소도구로 사용하며 보여주는 광고기법)논란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1990년대에 활동했던 모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실제집을 공개하기는 싫고, 작은 원룸을 하나 빌려서 거기서 사는 모습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가 나 혼자 산다 출연진들로부터 장난 섞인 질타를 받았습니다. 나 혼자 산다가 보여주는 유명인들의 라이프로그를 보면 어디까지가 그들의 보통 일상이고, 어느 부분이 가공된 일상인지 구분하기 애매한 면이 있습니다.

인간 극장과 나 혼자 산다는 둘 다 10%대의 꽤 높은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중이 누군가의 라이프로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인간극장과 나 혼자 산다 이외에도 온앤오프, 1호가 될 순 없어 등의 관찰 프로그램들은 라이프로깅을 방송용 포맷으로 만든 사례입니다. 그러나 방송 주인공만 라이프로그를 제공하고, 그 라이프로그에 대해 실시간으로 다른 이들이 의견을 제시하며 교감하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메타버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도움말씀=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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