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혁명] 메타버스 속 스키너 상자: 상처받은 뇌를 위한 안식처
[메타버스 혁명] 메타버스 속 스키너 상자: 상처받은 뇌를 위한 안식처
  • 이가영 기자
  • 승인 2021.06.10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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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혁명 @MetaverseNews DB

앞서 언급한 로버트 쉴드는 25년간 자신의 삶을 기록했습니다. 그의 기록 목적은 최근 우리가 사용하는 소셜미디어에 우리의 삶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과는 달랐으리라 예상합니다.

타인에게 공유하려는 목적보다는 자신의 삶을 세세하게 보관했다가 언제라도 타임캡슐처럼 열어보기를 원했으리라 추측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소셜미디어 메타버스에 우리의 삶을 왜 기록하고 공유할까요? 자신 삶의 기록을 남기려는 목적도 있겠으나, 타인과 연결해 주는 소셜미디어의 기본 특성을 볼 때 자신이 겪은 좋은 일에 대한 인정이나 축하, 나쁜 일에 대한 위로나 격려를 받고 싶은 마음이리라 생각합니다. 소셜미디어에 사진이나 글을 올리면 타인의 반응이 어떻지 궁금해하며 기대합니다. 이 부분에 인간의 보상기대시스템이 작용합니다.

소셜미디어에 무언가를 올리면, 타인이 내게 반응해주리라는 기대감에도 파민이 분비되며, 실제 타인이 내가 기대했던 반응을 보여주면 엔도르핀이 분비되면서 행복감을 느낍니다. 내가 기대했던 반응을 보여주면 엔도르핀이 분비되면서 행복감을 느낍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기록을 올리고 타인의 반응을 통해 행복해하는 순환과정에는 끝이 없습니다. 인간의 보상기대시스템에는 ‘이제 충분해요!’라는 완전한 만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영원히 만족하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피드를 올리고 더 많은 반응을 기대합니다. 요컨대, 영원히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의 특성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등의 소셜미디어에 많은 이들이 끝없이 무언가를 올리고 반응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보상기대시스템의 근본 특성에 큰 변화가 없는 이상 소셜미디어 형태의 라이프로깅 메타버스는 계속 번성하리라 예측합니다.

추가적으로, 인간이 가진 또 하나의 특성인 쾌락 적응(hedonic adaptation)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처음에 시작할 때는 10명의 친구, 5개의 좋아요, 3개의 댓글에도 행복을 느낍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 정도의 보상, 자극에도 만족하지 않습니다. 더 강한 보상, 자극을 원하게 됩니다. 따라서 소셜미디어 형태의 라이프로깅 메타버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참가자들의 이런 쾌락 적응을 넘어설 수 있게, 보상과 자극도 함께 올라가야 합니다.

소셜미디어 메타버스 속에서 타인의 반응, 소통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 혹시 이상하게 보이시나요? 어른의 칭찬에 목마른 어린아이 같다고 생각하시나요? 작은 상처에도 위로받고 싶어 하는 소심한 사람이라 생각하시나요? 혹시 그런 생각이 조금이라도 드신다면, 칭찬과 위로에 관한 제 얘기를 좀 더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1998년, 스탠포드대 설득기술연구소의 포그 박사는 재미난 실험을 했습니다. 사람들을 모아서 수행해야 할 과제를 부여합니다. 과제 하나를 마무리하면 칭찬을 해 줍니다. 그런데 여기서 과제 수행자에게 칭찬을 해주는 존재는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입니다. 컴퓨터가 칭찬 메시지를 과제 수행자에게 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과제 수행자는 이런 컴퓨터의 칭찬에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실험 결과를 보면, 과제 수행자들은 인간이 아닌 컴퓨터가 보내주는 기계적 칭찬 메시지임을 알면서도 칭찬을 받을 때 과제 수행을 더 잘했습니다.

그렇다면 컴퓨터가 아닌 사람, 그것도 나와 소셜미디어로 연결된 사람이 나를 칭찬해주면 어떨까요? 컴퓨터가 보내주는 칭찬에 비할 바 없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겁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받는 칭찬에 행복해하는 이들이 그래도 이상해 보인다면, 한 가지 이야기를 더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의 로이 바우마이스터 교수는 인내심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바우마이스터 교수는 의지력, 자기조절, 자유 의지 등을 주로 연구하는 심리학자입니다. 바우마이스터 교수는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각 그룹에게 6분 동안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했습니다. A그룹 참가자들은 아무런 통제 없이 예능 프로그램을 편하게 시청했으며, B그룹 참가자들은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동안 웃지 못하도록 통제를 받았습니다. 시청이 끝난 후 두 그룹 참가자들을 모아서 악력(손아귀의 쥐는 힘)테스트를 했습니다. 결과를 보니, A그룹 참가자들의 평균 악력이 B그룹에 비해 20% 높게 나타났습니다.

다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면서 초콜릿과 쿠키를 먹지 못하게 참아야 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했습니다. 간식을 못 먹고 참아야 하는 경우, 사람들은 어려운 과제를 훨씬 더 빨리 포기했습니다. 이런 실험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무언가를 참고 넘기는 상황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좋은 일에 칭찬을 듣고, 나쁜 일에 위로를 받고 싶은 자연스러운 마음을 너무 억누르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외적인 보상, 자극 또는 타인과의 소통 없이 스스로 다독이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하루도 평온하지 않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더 큰 인내력보다 좀 더 충분한 칭찬과 위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직장인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담배나 칼로리 높은 군것질거리를 더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스트레스로 이미 인내심이 바닥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연이나 다이어트를 고민하던 마음이 순간 사라져버립니다. 금연이나 다이어트가 내게 줄 장기적 보상보다는 담배와 군것질 거리가 줄 단기적 행복을 찾는 것입니다. 어려운 프로젝트나 시험을 마친 후 2~3차까지 회식을 이어가며 폭식, 폭음을 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흡연, 폭식, 폭음을 생각해보면, 그런 것들을 조금이라도 대신하도록 소셜미디어 메타버스가 우리에게 주는 단기적 보상이 결코 나쁜 게 아닙니다.

[도움말씀=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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